[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 직전 웨일스, 스코틀랜드와 친선전을 치르려고 했던 멕시코 축구대표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멕시코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멕시코축구협회와 갈등을 겪으며 친선전을 보이콧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BBC’, ‘더 스코티시 선’ 등 영국 현지 매체는 웨일스와 스코틀랜드가 멕시코와 치르기로 한 친선전이 취소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는 월드컵을 앞두고 5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웨일스와, 6월 2일에는 멕시코시티에서 스코틀랜드와 친선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친선전 취소 가능성이 제기된 건 선수협과 멕시코축구협회, 멕시코프로리그인 리가MX 사무국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는 ‘신사들의 협약’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로컬 룰이 있다. 이 규정은 자국 선수 육성에 투자한 구단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인데, 정작 선수들의 권리는 침해받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멕시코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원 소속구단과 계약이 끝나더라도 다른 구단을 선택할 권리를 갖지 못한다. 계약이 끝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영입을 원하는 구단이 원 소속구단과 협상을 해야 한다.

해외에 진출했다가 돌아오는 선수들에게도 이 규정이 적용된다. 해외로 이적하기 전에 뛰었던 팀과 새로 뛰게 될 팀이 합의를 해야만 복귀할 수 있다. 멕시코 선수들은 오래 전부터 이 규정이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위배되며,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해왔다. 과거부터 라파엘 마르케스, 네리 카스티요 등 유럽에서 뛰었던 멕시코 선수들은 “멕시코 축구에는 자유계약(FA)이라는 것이 없다”라며 비판해왔다.

최근 선수협과 멕시코축구협회, 리가MX 사무국 관계자들이 모여 세 시간에 걸친 회의를 했지만 합의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가 끝난 후 알바로 오르티스 선수협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전 세계 모든 리그 축구 선수들과 똑같은 권리를 갖는 것”이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리가MX 최종전과 웨일스, 스코틀랜드와 치르는 A매치 출전을 거부할 수도 있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웨일스와 스코틀랜드의 반응은 엇갈린다. 웨일스축구협회 관계자는 “아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라며 “멕시코와 웨일스 모두를 위해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반면 스코틀랜드 축구계 일각에서는 은근히 취소를 바라는 분위기다. 셀틱의 감독인 브랜던 로저스는 소속팀 선수들이 힘든 시즌을 마친 후 중남미까지 원정을 떠나는 것에 불만을 품어왔었다. 이달 초에는 셀틱의 레전드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데이빗 프로번이 스코틀랜드축구협회에 중남미 원정을 취소하라고 정식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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