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수원과 함께 돼 행복하다. 올 시즌 동료들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수원 파이팅!”

4일 수원삼성에 공식 입단한 데얀(37)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데얀은 수원의 최대 라이벌 FC서울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서울에서 8시즌 동안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며 많은 골을 넣었다.

데얀은 새 소속팀이 된 수원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K리그 데뷔 이후 수원을 상대로만 8골 4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누구보다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 관계를 잘 이해하는 외국인 선수였다. 경기장 안에서는 항상 최선을 다해 뛰었고, 경기장 밖에서도 서울을 위해 수원 골문을 열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2010년대 초반 서울은 수원을 상대로 부진했다. 서로 맞대결을 펼치는 슈퍼매치에서 수원에 연달아 패했다. 2012년 6월 서울이 슈퍼매치 4연패에 빠져있을 당시 데얀은 FA컵 16강 수원과 경기를 앞두고 “K리그에서 손꼽히는 라이벌인 수원과 대결이기 때문에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그는 “우리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분명 수원을 이길 수 있다. 우리는 승리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팀”이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데얀은 자신이 수원을 상대로 골을 넣은 다음에도 팀을 먼저 생각했다. 2013년 4월 슈퍼매치에서 선제골을 넣고는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 동료들이 만들어준 기회를 내가 놓쳤다. 미안하다”라고 말하며 자책했다. 같은 해 11월 멀티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끈 뒤에는 “내가 골을 넣은 것보다 팀이 승리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잠시 서울을 떠나 중국슈퍼리그(CSL) 베이징궈안에서 뛸 당시에도 데얀은 수원과의 라이벌 의식을 잊지 않았다. 그는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나서기 위해 수원을 찾아 “내가 서울에 있을 때 정성룡(당시 수원)은 항상 좋은 선수였다. 기회가 온다면 정성룡을 상대로 골을 넣는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2016년 서울로 돌아온 후에는 “다시 슈퍼매치에 뛸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하며 “수원과 경기는 라이벌전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슈퍼매치에서는 더 집중력을 가져가겠다”고 복귀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뛴 마지막 시즌이 될 2017년에도 데얀은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 서울 대표로 참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슈퍼매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기이고 많은 팬이 찾아온다. 최선을 다해 팬들을 즐겁게 하고 싶다”라며 “수원과 경기는 자존심싸움이기 때문에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슈퍼매치는 시즌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라는 말로 골을 넣어 팬들과 딸을 기쁘게 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선수로 항상 슈퍼매치 선전을 다짐하던 데얀이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그 누구보다 서울을 사랑했던 데얀이었기에 서울 팬들의 충격도 컸다. 데얀은 수원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CSL 텐진테다로 떠나는 조나탄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영입됐다. 데얀은 지난해 자신과 조나탄을 비교하는 것에 대해 “조나탄과 나를 비교하지 말아달라. 조나탄은 아직 K리그에서 경험이 적고 나는 세 번이나 득점왕을 했다”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 데얀은 수원에서 자신이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팬들에게 각인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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