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축구는 특별하다. 프리미어리그(EPL)는 경기가 펼쳐지지 않는 순간에도 전세계의 이목을 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풍성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2017/2018 시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Football1st'가 종가의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주>

맨체스터시티가 2위 그룹과의 승점차를 8점으로 벌리며 잉글랜드 정상을 굳게 지켰다. 경기력에 어울리는 승점이다.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17/2018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를 치른 맨시티는 아스널을 3-1로 꺾었다. 맨시티의 쐐기골이 판정 논란을 불러 일으켰지만 주젭 과르디올라 감독은 “판정 덕분이 아니라 우리가 더 나은 경기를 했기 때문에 이긴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럴 자격이 있는 경기력이었다.

맨시티는 10승 1무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 맨시티의 가장 강력한 도전자였던 맨유는 최근 4경기에서 1승 1무 2패에 그쳤다. 6일 첼시에 패배하며 승점차가 더 벌어졌다. 맨시티가 승점 31점으로 선두를 달리는 동안 2위 맨유, 3우 토트넘홋스퍼의 승점은 23점이다. 유럽 ‘5대 빅리그’ 중 1위와 2위의 승점차가 이만큼 벌어진 리그는 EPL 뿐이다.

초반 돌풍은 대진운 덕분인 경우가 많지만 맨시티는 이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전반기가 끝나기 전 돌풍 중인 팀이라면 초반에 약팀을 몰아서 만난 건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한다. 맨시티가 현재까지 만난 상대 중 10위 이상인 팀이 6팀, 11위 이하인 팀이 5팀이었다. 상위권 경쟁자 중에서는 4위 첼시, 5위 리버풀, 6위 아스널을 모두 꺾었다. 전반기 일정 중 남은 고비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 토트넘전 정도다. 현재로선 두 경기에서 모두 패배한다 해도 선두를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승점차가 많이 벌어져 있다.

특히 골득실이 압도적이다. 맨시티는 11경기 38득점(경기당 3.45)을 기록했다. 유럽 5대 빅리그를 통틀어 경기당 3골 이상 기록한 팀은 맨시티와 프랑스의 파리생제르맹(PSG, 경기당 3.25) 뿐이다. 맨시티는 PSG와 비슷한 수준의 독주 구도를 세계 최고 리그인 EPL에서 만들고 있는 중이다. 7실점은 맨유(5실점)에 이은 최소실점 2위에 해당한다.

EPL 득점 순위 10위 안에 맨시티 선수가 4명이나 될 정도로 고른 득점 분포가 특징이다. 투톱과 원톱을 번갈아 소화하는 세르히오 아구에로(8골, 전체 득점 순위 1위)와 가브리엘 제주스(7골, 3위)가 모두 리그 정상급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아스널전에서 선발로 뛴 아구에로(PK), 교체로 들어온 제주스가 모두 골을 터뜨렸다. 파괴력이 만개한 윙어 라힘 스털링(7골)과 르로이 자네(6골, 9위)도 강력하다.

득점력의 원천은 미드필더들의 완벽한 패스다. 공격진에게 완벽한 득점 기회를 선사하는 다비드 실바, 케빈 더브라위너가 건강하게 매 경기 선발로 뛰고 있다는 점이 맨시티 상승세를 더 가속화했다. 실바는 1골 7도움, 더브라위너는 2골 6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더브라위너는 아스널전에서도 쉽지 않았던 경기 초반 특유의 양발 가리지 않는 킥력을 활용해 선제골을 넣으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실바는 제주스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했다. 더브라위너와 실바, 둘을 받치는 페르난지뉴까지 세 명이 주전 미드필더는 매 경기 선발로 뛰며 그라운드를 지배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스널전 이후 인터뷰에서 “전방 압박을 잘 했고 빌드업도 아주 좋았다. 용기를 갖고 뛰었다. 특히 후반전에 상대 견제를 받지 않고 있는 다비드 실바, 케빈 더브라위너를 아주 잘 찾아냈다”며 전술 완성도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밝혔다.

맨시티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에서 4전 전승을 거두며 두 경기를 남긴 채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남은 건 페예노르트와 가질 홈 경기, 사흐타르도네츠크 원정 경기다. 가장 먼 우크라이나 원정에 주전 선수들을 대거 불참시키고 신예를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성적이 워낙 좋다보니 체력 안배를 할 여유가 생겼다.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미드필드, 윙어 포비션에서 일카이 귄도간과 베르나르두 실바가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맨시티의 독주는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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