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아무리 좋은 코치를 데려와도 제대로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최고 자리에 섰던 토니 그란데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를 영입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에 하지 못한 일이다. 두 코치 경력은 더 말할 게 없다. 세계 최고였던 스페인 대표팀에서 일한 이다.

 

중요한 것은 두 코치를 어떻게 쓰느냐다. 한국은 이런 식으로 코치를 쓴 경험이 거의 없다. 역할보다는 ‘수석코치’와 ‘막내코치’ 등의 서열만이 있었다. 구성도 기능보다는 친소 관계에 따라 스태프를 꾸리기도 했다. 세계적인 대표팀이나 클럽팀에서는 전술코치와 팀 전술에 따라 팀 훈련 프로그램을 짜는 피지컬 코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그란데 코치와 미냐노 피지컬 코치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감독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두 사람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맡긴 뒤 귀를 크게 열어야 한다. 마지막 결정은 감독이 하더라도 어떤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면 결과는 뻔하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피지컬 코치 역할이다. 세계적인 팀들은 어떤 경기를 하느냐에 따라 훈련과 경기 당일 몸 푸는 방식까지 다르게 한다. 결과적으로 피지컬 코치가 훈련에 상대적으로 더 깊이 관여하게 된다. ‘전술 피지컬’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 감독들은 이런 부분을 불편해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선’이 대표팀에도 있으면 곤란하다.

 

슈틸리케 전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을 때, 대표팀 체력은 좋지 않았다. 카를로스 아르무아 피지컬 코치가 최근 경향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전 감독 재임 시절에 대한축구협회가 피지컬 코치를 더 고용하겠다고 말한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피지컬 코치는 더 이상 훈련용 콘을 깔고 선수들과 같이 뛰는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

 

전술 부분에 도움을 줄 그란데 코치와는 적극적으로 생각을 공유해야 한다. 감독이 바라는 축구를 설명하고 방법론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란데 코치가 지닌 전술과 경험을 많이 들춰볼수록 좋은 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하면 전술코치가 감독인 것 아니야’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결정권은 감독이 가지기 때문이다.

 

결정권은 감독에게 있다. 좋은 능력을 지닌 코치를 초빙해놓고 입과 생각을 묶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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