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FC서울은 상대적으로 약한 팀을 만나면 수비가 더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진출권 획득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서울은 지난 19일 강원FC와 한 원정 경기에서 0-4로 무너졌다. 서울은 이날 승리하면 ACL 티켓 가까이 갈 수 있었다. 수원삼성과 울산현대가 모두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은 승점을 1점도 얻지 못하며 스스로 ACL과 멀어졌다. 황현수 퇴장이 악재였지만, 서울은 이날 강원에 너무 쉽게 문을 열어줬다.

 

올 시즌 서울은 수비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특별히 더 많은 골을 내준 것도 아니다.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46골을 내주며 우승했다. 올 시즌에는 37경기를 치러 40골을 내줬다. 실점은 오히려 조금 줄었는데 순위는 4계단이나 떨어졌다. 서울은 4위로 올라서서 시즌을 마치면 최선이다.

 

서울은 약팀에 약했다. 약한 정도가 아니라 무너졌다. 서울이 3골 이상 내준 리그 경기는 4경기다. 상대는 모두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좋지 못한 팀이다. 서울은 강원(2번), 광주FC 그리고 포항스틸러스에 3골 이상 허용했다. 서울은 지난 시즌 3골 이상 내준 경기가 7경기였으나 전북현대(3번), 제주유나이티드(2번)와 같은 강팀에 내준 게 대부분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실력이 비슷한 팀과 난타전을 벌여 패했다면 올 시즌에는 예상 외의 경기에서 실점을 많이 했다고 볼 수 있다.

약팀에 실점을 많이 내주면 꼭 잡아야 할 경기를 놓친 정도 충격 이상을 받는다. 정신적으로도 무뎌질 수 있다. 서울은 지난 강원 경기처럼 이겨야 할 경기에서 많은 골을 내주면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는 ACL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은 우라와레즈, 웨스턴시드니, 상하이선화에 3골 이상 내주며 졌다. 결과는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서울은 올 시즌 수비진 구성에 애를 먹었다. 골키퍼 유현과 중앙 수비 곽태휘가 초반부터 흔들렸다. 황선홍 감독은 이를 정비하려고 양한빈에 골대를 맡기고 경험이 많지 않은 황현수를 중앙 수비로 내세웠다. 황 감독은 중앙 수비 문제를 결국 해결하지 못했다. 이란 국적인 칼레드 샤피에이를 영입하기도 했으나 크게 중용하지 않았다. 국가대표 출신 정인환은 2군에서 주로 뛰었고, 김동우는 대구FC로 임대 보내 팬들의 궁금증을 사기도 했다.

 

서울은 ACL과 뗄래야 뗄 수 없는 팀이다. 2013년부터 5시즌 연속으로 ACL에 나섰다. 2013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서울은 잡아야 할 팀을 잡지 못해 ACL 티켓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누가 무너뜨린 게 아니다. 스스로 무너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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