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서귀포] 김정용 기자= 김진수는 욕심이 많고, 욕심을 숨기지 않는 선수다.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김진수의 성격이 전북의 선두 질주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8일 열린 제주유나이티드 원정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김진수는 지난 9월 초 A매치에서 당한 부상으로 약 한 달 동안 결장한 상태였다. 겨우 훈련에 복귀한 뒤 후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최 감독은 컨디션을 조율하라는 의미에서 후반전에 김진수를 투입했다.

그런데 다음 경기나 돼야 제대로 뛸 줄 알았던 김진수가 짧은 시간 동안 일을 냈다. 김진수의 선제결승골로 전북이 1-0 승리를 거뒀다. 승리를 위해 투입한 에두, 김신욱이 아니라 감각 회복을 위해 투입한 김진수가 승리를 이끌었다. 김진수는 심지어 수비수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이란전에서 다친 부위가 도져서 4주 정도 쉬었다. 잘못하면 시즌이 마감될 수 있었는데 재활에 전념했다. 상위 스플릿에서 굉장히 필요한 선수”라고 말했다.

김진수가 특이한 점은 늘 경기에서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수비수지만 조용히 팀에 헌신하기보다 주인공이 되려는 기질이 강하다. 해외 생활을 하던 김진수는 올해 K리그에 데뷔해 4골을 넣었다. 풀백으로서 많은 득점이다. 그중 3골이 한 골 승부에서 나왔다. 김진수의 골이 직접 관여한 승점만 9점이었다. 승부사 기질이 있다.

최 감독은 김진수 특유의 성격을 “경기에 못 나가면 몸살이 날 정도인 선수다. 성격이 국가대표다”라고 말한다. “밖에서는 활발하면서 굉장히 착하고 성실한 선수다. 그런데 경기에선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그걸 표현한다. 수비수는 말 많이 하고 몸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공교롭게도 우리 팀은 다들 내성적이다. 최보경의 전역, 김진수의 부상 복귀가 전술적으로 (도움이 된다). 진수 같은 적극적인 성격이 우리 팀에 전체적으로 영향을 많이 준다. 굉장히 좋다.”

김진수도 자기 성격에 대한 최 감독의 평을 잘 알고 있다. 제주전 뒤 만난 김진수는 “내게도 그런 말씀을 하신다. 개인적으로 성격도 국가대표, 실력도 국가대표가 되는 게 목표”라며 한 발 더 나간 반응을 보였다.

이날 넣은 골에 대해선 김신욱의 신기한 ‘촉’에 공을 돌렸다. “감독님 생각대로 나도 감각만 회복하려 했다. 그런데 신욱이 형이 그쪽에 가 있으라고 하더라. 난 신욱이 형에게 공이 올 줄 알고 뒤로 돌아가려 했는데 신욱이 형이 거기(골 넣은 자리)로 가라고 하더라. 정말 그리로 공이 왔다. 어떻게 예상했는지 모르겠다. 김문어인가? 반 정도는 신욱이 형 덕분에 넣은 골이다.”

이 승리로 전북은 제주와 승점차를 6점으로 벌린 상태에서 상위 스플릿 다섯 경기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김진수는 "분위기를 반전한 것만으로도 형들이 다들 만족하고 있다. 제주와 승점차를 6점차로 벌렸고, 다른 경기장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팀들은 비겼다고 들었다. 남은 5경기 중 홈 경기가 특히 중요할 것 같다"며 상위 스플릿을 낙관했다. 본인 컨디션에 대해 묻자 "경기를 많이 못 뛰어 감각은 올려야 하지만 일단 통증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해외파만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이 러시아와 친선경기를 치른 날이기도 했다. 김진수는 신태용호 1기에 선발되며 일단 ‘2018 러시아월드컵’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다만 김진수가 뛴 경기는 포백 위주였고, 최근 대표팀은 스리백을 적극 도입 중이라는 차이가 있다. 김진수는 “스리백의 윙백은 공수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 더 많이 뛰어야 하는 위치다. 공격이 전부가 아니라 수비력도 갖춰야 한다. 스리백에서도 큰 문제는 없을 거고 몇 번 해 보기도 했다. 더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수는 월드컵 문턱까지 가 봤기에 이번 기회가 더 절실하다. 김진수는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 전 감독이 재 발굴한 대표적인 인재였다. 그러나 대회 직전 부상으로 이탈했다. 김진수는 “선수라면 누구나 월드컵을 꿈꾼다. 나는 2014년의 아픔이 있어 더 간절하다. 그때 엔트리에 들어갔다가 다쳐서 경기에 못 나갔다”라고 말했다.

월드컵에 가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 기량 향상보다도 부상 방지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김진수는 내년 몸 관리의 중요성을 벌써부터 이야기하고 있다. “몸 상태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올해도 올해지만 내년에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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