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아쉽지만,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희망과 불안이 혼재한 경기였다. 한국은 한국시각으로 7일 밤 러시아 모스크바 VEB 아레나에서 러시아와 한 친선전에서 2-4로 졌다. 수비가 흔들리며 자책골 2골을 포함해 4골을 먼저 내줬고, 후반 막판에 2골을 만회했다. 불안의 끝으로 가다 희망을 어느 정도 이야기하고 끝난 셈이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은 대표팀 상황이다. 신태용 감독이 최종예선 이후 치른 첫 친선전이다. K리그 선수들을 전혀 소집하지 않았기 때문에 완벽하게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게다가 원정 친선 2연전이다. 이런 상황에 4골이나 내준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친선전은 결과와 함께 과정과 실험도 의미를 갖는 장이다.

 

이번 친선 2연전 성패는 10일 모로코 경기까지 봐야 가릴 수 있다. 러시아와 모로코 경기는 한 세트라고 할 수 있다. 제한된 선수를 가지고 신 감독이 어떤 축구를 했는지, 러시아전에 불거진 불안을 빠른 시간에 해소할 수 있는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지 지켜봐야 한다. 모로코는 러시아와 또 다른 유형이다. 상대적인 부분까지 점검할 수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수비 안정화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부터 수비는 계속 문제였다. 공격은 변화가 없는데 수비진은 계속 바뀌었다. 신 감독은 모로코와 하는 경기에서 최소한의 변화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야 한다. 측면 수비수 자원이 별로 없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좋은 부분은 지속성을 늘려야 한다. 권창훈은 활발한 모습을 보였고, 이청용은 전술적인 가치를 증명했다. 기성용도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모로코 경기에서는 좀 더 공격적인 경기 운영과 함께 결정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공격진에서 골을 넣으면 수비진이 받는 압력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모로코전 완승보다는 러시아 경기에서 나온 불안을 해소하고 희망은 키우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한다. 현 시점에서 모든 불안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월드컵 본선이다. 본선으로 가는 과정에서 더 많은 비난을 피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경기하면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 짧은 시간에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느냐를 살펴야 한다. 

 

시간은 유한하다. 시간이 허락할 때 되도록 많은 부분을 점검해야 한다. 11월 친선전은 이번보다 더 실험하거나 점검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모든 선수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결과가 갖는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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