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서귀포] 김정용 기자=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이 한국 프로축구 사상 최단기간 200승을 달성했다. 최 감독이 먼저 공을 돌린 건 지나간 선수들이었다.

8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3라운드를 치른 전북이 제주유나이티드에 극적인 1-0 승리를 거뒀다. 선두 전북은 2위 제주와 승점차를 6점으로 벌렸다. 스플릿 시스템 이후 5경기만 남은 가운데, 전북은 여유 있는 승점차로 상위 스플릿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최 감독 개인적으론 200승을 달성해 더 뜻 깊은 날이었다. K리그 최단기간 200승이다. 전북은 앞선 3경기에서 2무 1패에 그쳤다. 최 감독은 네 번째 시도만에 200승을 달성한 셈이다.

경기 후 최 감독은 200승 소감을 밝히며 지나간 전북 선수들을 먼저 거론했다. 전북은 지난 9월 최진철, 조재진, 김형범 등 전북을 거쳐간 옛 스타들을 초청해 뜻깊은 행사를 가졌다. 최 감독은 "200승은 개인기록이고, 영광스러운 기록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만들어준 기록이다. 지난 경기에서 최진철, 조재진 등 선수들이 방문했었는데 그 선수들을 보면서 전북의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했다. 선수들이 희생을 해서 영광을 만들어줬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에게 감사를 돌린 최 감독은 구단의 지원을 거론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최 감독은 최근 인터뷰나 사담을 가질 때도 종종 조재진을 거론한다. 최 감독의 전북 부임 초기에 간판 스타로 합류한 뒤 거액에 이적하며 선수단을 구성할 종자돈을 마련해 준 선수다. 김형범은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멤버이자, 2009년 K리그 우승 당시 최 감독이 직접 김형범 유니폼을 옷 속에 받쳐입고 있다 공개하는 이벤트를 했을 정도로 애정을 보였던 선수다. 현재 모두 은퇴했다.

최 감독은 전북에 ‘우승 DNA’가 있다는 말로 선수들의 의지를 일깨운 것이 승리 비결이라고 말했다. “경기 전에 우리 선수들에게 우승 DNA를 이야기했다. ‘제주는 분명 우승 자격이 있다. 우리는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어 선수들을 믿었다. 제주가 홈에서 강하고 무패 중이지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준비했다. 경기력, 경기 내용보다는 정신 무장과 이기고자 하는 근성이 승리 요인이다.”

전북은 기분 좋은 휴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전북 선수단은 연휴 막바지인 8일, 9일 육지로 가는 비행기편을 구하지 못했다. 10일 전북 인근인 군산 공항으로 향하는 항공권을 예매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전북 선수단은 9일 하루 동안 제주도 안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갑자기 달콤한 휴식이 주어졌다.

최 감독은 “이기고 쉬는 것과 지고 쉬는 것이 (다르다) 이렇게 어웨이에서 쉬게 되면 이겼다는 게 팀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또한 약 일주일 뒤 시작될 상위 스플릿 경기에 대해서도 “일정이 아직 안 나왔지만 일요일 홈 경기를 할 수 있다. 스플릿 첫 경기 준비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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