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조금 이르게 샴페인을 땄을 때, 시리아는 기적을 만들었다.

 

시리아는 한국시각으로 6일 새벽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에서 2-2로 비겼다. 1-2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넣으며 극적으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시리아는 조 3위로 호주와 하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역습 상황에서 마르딕 마르디키안이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오마르 알 소마에게 공을 내줬고, 알 소마는 이란 골키퍼 다리 사이로 슈팅을 날렸다. 알 소마는 무릎으로 슬라이딩 하는 골뒷풀이를 펼쳤고 벤치에 있던 동료도 모두 뛰어나왔다. 아이만 하킴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시리아가 기적을 직감하는 장면은 신 감독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고 언급하는 장면과 겹쳤다. “신태용이라는 이름을 걸고 제가 원하는 축구를 잘 만들어보겠다”라고 말하는 동안에도 시리아와 이란 경기는 계속됐다. 시리아가 역전골을 넣었다면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상황이었다.

한국이 조금 이르게 샴페인을 터뜨린 순간과 내전과 IS위협에 시달리는 시리아가 기적을 만들어 낸 순간에 엇갈린 게 인상적이었다. 시리아는 최종예선 시작할 때만해도 조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홈 경기도 말레이시아 같은 제3지역에서 해야 했다.

 

시리아는 전쟁에 시달리는 국민에 희망을 주겠다는 간절함으로 뛰었다. 견고하게 수비하며 상대 틈을 노렸다. 시리아는 10경기에서 9골을 넣고 8골만을 내줬다. 한국보다 골은 적에 넣었으나 실점도 적다.

 

한국과 시리아는 묘하게 엇갈렸다. 두 팀이 마지막 순간 운명이 바뀔 수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은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좋은 축구를 하지 못했고, 시리아는 가장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선을 만들었다. 시리아는 마음을 움직이는 축구를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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