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170cm도 안 되는 선수는 엘리트 축구팀에서 찾아보기 힘들지만, 나폴리는 그런 선수 두 명이 공격을 이끈다. 이번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에 위치한 산파올로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 나폴리가 니스에 2-0 승리를 거뒀다. 23일 니스의 홈 경기로 열리는 2차전이 남아 있지만, 1차전의 압도적인 경기력과 니스의 전력 누수를 보면 역전은 힘든 상황이다.

나폴리의 선발 라인업은 지난 시즌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베스트 멤버가 그대로 출격했기 때문에 이미 완성된 플레이스타일을 높은 수준으로 재현할 수 있었다. 빠른 패스워크로 상대가 붙지 못하게 만들고, 약간 거리가 있을 때도 스루 패스를 할 수 있는 뛰어난 패서들을 활용해 계속 니스의 배후 공간을 노렸다. 나폴리의 공격은 군더더기가 없었기 때문에 공의 소유시간이 니스와 비슷할 정도로 짧았지만 플레이의 질은 큰 차이가 났다.

169cm 키로 최전방을 맡는 드리스 메르텐스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첫 공식전에서도 맹활약했다. 전반 13분 메르텐스의 선제골은 지난 시즌부터 많이 보여준 전형적인 나폴리식 득점이었다. 인시녜가 측면에 붙어서 전방을 쓱 보고 완벽한 타이밍에 스루 패스를 했고, 메르텐스는 퍼스트 터치만으로 골키퍼를 제친 뒤 툭 밀어 넣었다.

후반 추가골도 메르텐스가 이끌어냈다. 왼쪽에서 빠른 패스워크로 니스 수비수들이 막지 못한 타이밍에 페널티 지역 안으로 들어간 메르텐스는 얼결에 다리를 건 크리스토프 잘레에게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후반 25분 조르지뉴가 이 킥을 성공시켜 점수차를 벌렸다.

메르텐스가 골을 넣고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활약하는 이면엔 인시녜의 패스가 있었다. 인시녜는 1도움을 기록했고, 페널티킥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패스워크에 참여했다. 163cm에 불과한 인시녜는 메르텐스보다 더 작지만 상대 수비가 몸으로 밀어붙이기 전에 먼저 패스하고 빠져나갈 줄 아는 선수다.

왼쪽에 배치된 인시녜가 중앙이나 오른쪽으로 찍어 차는 대각선 패스는 상대가 알고도 막을 수 없는 나폴리의 필살 무기다. 선제골 어시스트에 이어 오른쪽 윙어 호세 카예혼 등 동료에게 비슷한 패스를 계속 연결했다.

속수무책으로 휘둘리던 니스는 후반 34분 루즈볼 경합 때 뱅상 코지엘로가 거친 플레이를 해 퇴장 당했고, 항의하러 간 주전 공격수 알라산 플레까지 경고 누적으로 레드 카드를 받으며 순식간에 선수 두 명을 잃어버렸다. 코지엘로는 울음을 참는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경험 부족을 노출한 경기였다.

나폴리는 여유가 넘쳤다. 특유의 플레이스타일을 더 갈고닦아 지난 시즌보다 나은 성적에 도전해야 한다. 지난 시즌 UCL에서는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했으나 16강에서 레알마드리드를 만나는 불운을 이겨내지 못하고 탈락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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