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성남] 김정용 기자= 성남FC는 지난 주까지 무패 행진들 달리는 팀이었지만, 이제 공격과 수비 두 가지 모두 위기에 봉착했다.

14일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24라운드 경기를 가진 성남이 경남FC에 1-3으로 패배했다. 지난 9일 FA컵에서 내셔널리그 팀 목포시청에 0-3으로 패배한 데 이어 홈에서 두 경기 연속 3실점을 했다. 리그 3실점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론의 여지 없는 완패였다. 점유율은 조금 더 높았지만 공격 전환 속도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성남은 겨우 6개 슈팅 중 2개만 골문 안으로 연결했고, 김동찬의 기막힌 문전 침투로 한 골을 넣었다. 경남이 슈팅 23개, 유효 슈팅 12개로 3골을 터뜨린 것과는 경기 내용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었다.

성남의 패배가 곧 위기로 이어지는 이유는 앞선 13경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성남은 챌린지에서 13경기 무패 행진을 달렸다. 다만 순위는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무패 행진 초반에는 5승 2무를 거두며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이후 6경기에서 2승 4무에 그치며 중상위권의 평범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성남의 무패 행진 중 무승부가 절반이나 차지했던 건 공격력 부족 때문이었다. 성남은 무패 행진 기간 동안 16득점 5실점을 기록했다. 부족한 공격력을 매우 훌륭한 수비력이 보완했다. 챌린지 최고 수비수 오르슐리치가 신예 연제운과 인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후방을 지켰고, 그 뒤엔 대표급 골키퍼 김동준까지 지키고 있었다. 미드필더 안상현과 이후권의 헌신적인 일차 저지선 역할까지 더해졌다.

수비력으로 잘 버티는 동안 공격력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박경훈 성남 감독의 과제였다. 박성호, 김두현 등 노장들이 고군분투하는 동안 다리오, 흘로홉스키 등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러나 다리오는 훈련 중 팔이 부러져 고국 브라질로 돌아갔다. 흘로홉스키는 슬로바키아 리그 득점왕 출신이지만, 스피드와 힘 등 특정한 무기가 있는 게 아니라 눈치가 좋고 여러 위치에서 두루 활약할 수 있는 무난한 선수다. 전술에 녹아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선수다.

오히려 수비력까지 무너졌다. 오르슐리치가 지난 6일 서울이랜드FC를 상대하다 잔디 위에 주저앉았다. 박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혼자 당한 부상으로, 연골이 말려들어가는 심한 부상이었다. 고국 크로아티아로 돌아가 수술을 받았다. 3개월에서 6개월 결장이 예상된다. 다리오에 이어 시즌 아웃이 예상된다. 이날 백업 센터백인 배승진, 문지환까지 부상을 당했다.

하필 오르슐리치가 이탈하자마자 챌린지 최강 경남을 상대하게 된 박 감독은 수비수 숫자를 늘리기로 했다. 연제운의 좌우에 선배 수비수 안재준, 김태윤을 배치해 파이브백을 만들었다. 그러나 지공 수비만 잘 됐고, 경남이 빠르게 돌진해 오면 공간 배분에 실패해 연거푸 실점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경기였는데 완패했다”고 말했다. 패인으로는 5-4-1 포메이션의 실패, 수비할 때 너무 상대에게 달려들어 빈틈을 내줬다는 점, 팀으로서 조직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지금이 성남의 큰 위기 아니냐는 질문엔 즉답을 거부하며 희망을 찾으려 했다. 선수가 바뀌었다고 수비력이 확 떨어진 건 아니고, 다만 오랜만에 출장한 선수들 때문에 전술적 콘셉트가 깨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상대의 공을 혼자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 수비를 통해 봉쇄하는 것이 그동안 성남의 장점이었는데 경남전에선 그런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르슐리치는 없지만 현재 멤버들로도 조직력을 가다듬는다면 수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성남은 24라운드 현재 5위다. 4위 부천FC와 승점 1점차, 3위 아산무궁화와 승점 2점차다. 충분히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아슬아슬하게 마지막 계단을 밟지 못하고 4위와 5위 사이를 오가고 있다. 오르슐리치의 공백을 잘 메우지 못하면 순위 상승은커녕 다시 떨어질 위기도 존재한다.

사진= 김완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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