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1부 리그를 '4대 빅리그'라고 부른다. 2018년부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4팀이 직행하는 4개 리그 중 이탈리아 세리에A만 국내 중계가 없다. 매력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주목도는 떨어진다. 세리에A와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주>

 

왼발잡이는 오른발잡이보다 창의적이고 예측불가능한 존재로 알려져 있다. 유벤투스는 2선의 주전급 멤버 세 명을 모두 왼발잡이로 채웠다. 파울로 디발라의 동료로 더글라스 코스타,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가 합류했다.

베르나르데스키는 25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피오렌티나를 떠나 유벤투스에 합류했다. 9세 때부터 피오렌티나 유소년팀에서 성장한 베르나르데스키는 2016년 이탈리아 대표팀에 데뷔하는 등 세리에A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그러나 더 큰 팀으로 이적하길 원했다. 이적료는 4,000만 유로(약 520억 원)에 옵션 달성시 500만 유로(약 66억 원)가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벤투스는 지난해 3-5-2, 4-3-3 등 공격자원이 두세 명인 전술을 기반으로 팀을 구성했다.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과 마리오 만주키치, 2선의 중심 파울로 디발라, 멀티 플레이어 마르코 피야차, 윙백과 윙어를 오갈 수 있는 후안 콰드라도가 공격진의 전부였다. 피야차가 장기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전술을 4-2-3-1로 수정하면서 벤치 멤버가 하나도 없는 처지로 지난 시즌 후반기를 보냈다.

더 공격적인 선수단을 원한 유벤투스는 공격진 중 한 명도 이탈하지 않은 가운데 훌륭한 2선 자원 두 명을 추가했다. 코스타는 지난 시즌 하락세를 겪긴 했지만 폭발적인 스피드, 강력한 왼발, 준수한 팀 플레이를 겸비한 윙어 겸 윙백이다. 만주키치가 임시방편으로 맡아 온 왼쪽 윙어를 대체할 수 있다.

베르나르데스키는 코스타보다 더 ‘천재류’에 가까운 선수다. 피오렌티나에서 오른쪽 윙백, 오른쪽 윙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등을 고루 경험했다. 기본적으로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왼발로 슛이나 패스를 날린다. 윙어를 상징하는 11번, 섀도 스트라이커를 상징하는 10번을 섞어 “10.5번”으로 묘사되곤 했다.

디발라와 베르나르데스키는 큰 틀에서 비슷한 캐릭터다. 중앙과 오른쪽을 오가며 강력한 왼발로 상대 골문을 노린다. 두 선수의 활동반경이나 역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의 과제로 남아 있다.

디발라가 중앙, 베르나르데스키가 오른쪽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베르나르데스키는 측면 돌파보다 중앙으로 파고들며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데 일가견이 있다. 원래 공격수에 가까운 디발라는 지난 시즌 플레이메이킹에 대한 과도한 부담을 지고 있었다. 베르나르데스키가 후방 지원을 분담해 주면, 디발라가 더 상대 문전 가까운 곳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코스타는 측면 돌파를 통해 상대 포백을 좌우로 벌리는 역할이 가능하다. 각자 개성이 다른 세 왼발잡이는 이론상 훌륭한 조화를 이루는 조합이다.

수비진에는 공백이 생겼다. 센터백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AC밀란, 라이트백 다니 아우베스가 파리생제르맹으로 떠났다.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대표팀 풀백 마티아 데실리오를 밀란에서 영입하며 아우베스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웠다. 보누치의 대체자는 굳이 영입하는 대신 조르조 키엘리니, 안드레아 바르찰리, 다니엘레 루가니, 메흐디 베나티아 등 기존 멤버들에게 신뢰를 보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벤투스는 유망주 센터백 마티아 칼다라를 아탈란타로 임대 보내 놓은 상태라 한 시즌 뒤 교통 정리도 필요하다.

유벤투스는 지난 6시즌 동안 주로 3-5-2 등 공격자원의 숫자가 적은 축구를 했기 때문에 2선 자원의 수가 많을 필요는 없었다. 올여름, 유벤투스의 2선 파괴력은 세리에A 정상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 득점(컵 대회 포함)은 디발라 19골, 베르나르데스키 14골, 출장 시간이 적었던 코스타 7골 등 총 50골에 달한다. 디발라와 베르나르데스키가 넣은 프리킥만 총 5골이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유벤투스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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