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정용 기자= 조나탄은 최근 4경기 연속 멀티골로 리그 18호골을 기록했다. 7월에만 9골을 넣은 배경엔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의 전술적 지원이 있다.

23일 경기도 수원시의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3라운드에서 수원이 상주상무에 3-0 승리를 거뒀다. 서 감독이 프로 사령탑으로 데뷔한 뒤 처음 겪는 5연승이다. 수원의 최다연승 기록인 8연승도 바라볼 만하다.

조나탄은 상주의 집중 견제, 동료 염기훈의 봉쇄가 겹치며 고전했다. 좋은 패스가 오지 않자 조나탄이 골을 넣은 방법은 인터셉트였다. 전반 25분 상주 수비수 이경렬의 백패스를 가로채 냉큼 골을 터뜨렸다. 수원의 두 골차 승리로 끝나는 듯 보였던 후반 42분, 이번엔 느슨해진 경기 속에서 조나탄만 2배속으로 재생한 것 같은 스피드를 보여줬다. 급격한 가속으로 정준연을 돌파한 뒤 쐐기골을 터뜨렸다.

조나탄의 시즌 18호골이다. 3월에 1골, 4월에 2골 1도움, 5월에 2골을 기록한 조나탄은 6월부터 기록이 치솟았다. 6월에 7골 1도움을 올렸다. 7월엔 9골 1도움이다. K리그 최초 4경기 연속 멀티골 기록을 세웠다.

조나탄은 지난 시즌 후반기 수원에 합류했다. 합류 초반엔 적응이 잘 되지 않아 고전한 기간도 있었다. 수원은 2선과 연계 플레이가 좋은 공격수를 많이 활용하는 팀이었던 반면, 조나탄은 상대 수비의 빈틈으로 질주해 강슛을 날리는 것이 특기다. 서 감독은 곧 조나탄을 활용하기 좋은 전술로 팀 공격을 수정했다. 이번 시즌엔 염기훈이 어울리지 않는 스트라이커처럼 움직이며 조나탄에게 공간을 내주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조나탄의 득점 행진의 뒤엔 감독, 선수들의 전술적 조력이 있다.

한국의 여름은 덥고 습하다. 상주전이 열린 23일은 오전에 수원 지역에 호우 경보가 내렸다. 경기 시간엔 비가 오지 않았지만 물안개 속에 서 있는 듯한 엄청난 습도가 경기를 방해했다. 이런 날엔 일종의 체력전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조나탄은 더운 여름, 그것도 3~4일 간격 경기를 견디며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무더운 브라질 출신이라 여름에 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조나탄은 “브라질 선수들이 추울 때 약하고 더울 때만 강한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조나탄의 체력과 집중력을 유지해주는 건 경기 운영이다. 서 감독은 상주전 후 “조나탄의 득점을 유지시켜주는 게 관건”이라며 자신이 고안한 방법을 설명했다. 후반전엔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자제시키고 상대 진영 중앙에 머무르게 한다. 활동폭을 좁힌 건 체력 비축을 위해서다. “후반에 상대가 상당히 힘들어할 때, 상대 공격을 끊으면 조나탄을 활용한 카운터 어택이 잘 들어간다.” 쐐기골 장면이 서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후반 막판, 정준연은 꾸준히 선발 출장하지 못하던 선수라 경기 체력이 부족했다. 조나탄은 절정의 경기 감각을 유지한 채 경기 내내 조금씩 체력을 비축하고 있었다. 그러다 결정적인 순간이 되자 조나탄의 순간 스피드를 정준연이 따라잡지 못했다. 한 골을 위해 힘을 아껴둔 건 성공적이었다.

전술적으로 서 감독과 동료들이 도움을 준다면, 정신적으로는 조나탄 스스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 임대 신분이었던 조나탄은 지난 6월 완전이적을 했고, 계약 여부가 소셜 미디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논란이 가라앉은 상태다. 완전이적을 기점으로 조나탄의 득점력이 더욱 살아났다.

매 경기 골을 넣으면 자만심이 생기거나 헤이해질 수 있다며 서 감독이 우려를 표한 적도 있지만, 상주전 후 인터뷰에서 “자기가 (정신적으로) 컨트롤을 잘 한다. 나태해지지 않으면서 적절하게 잘 살려가고 있다”며 정신력을 인정했다. 경기를 대하는 조나탄의 자세는 서 감독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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