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1부 리그를 '4대 빅리그'라고 부른다. 2018년부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4팀이 직행하는 4개 리그 중 이탈리아 세리에A만 국내 중계가 없다. 매력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주목도는 떨어진다. 세리에A와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주>
이탈리아 중견 강호 피오렌티나를 지탱해 온 스타 선수들이 일제히 이적한다. 1군 선수단이 산산조각날 위기인 피오렌티나는 페데리코 키에사를 중심으로 새 시대를 설계해야 한다.
피오렌티나는 2012/2013시즌부터 네 시즌 동안 4위-4위-4위-5위를 차지하며 정상권 바로 아래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위기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8위로 떨어졌다. 파울루 수자 감독은 시즌 중에도 구단 수뇌부와 충돌했고, 마지막 경기를 치르자마자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으료 교체됐다.
다음 수순은 선수 유출이다. 5시즌 동안 피오렌티나를 상징하는 선수였던 보르하 발레로가 인테르밀란으로 떠났다. 32세로 노장 반열에 들기 시작했다는 걸 감안하면 피오렌티나에서 중심 임무를 맡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구단의 ‘레전드’가 될 수 있는 선수가 쉽게 이탈하며 빈 자리가 생겼다.
공격진에서도 이미 출혈이 생기기 시작했다. 공격수 조십 일리치치는 아탈란타로 이적했고, 윙어 크리스티안 테요는 완전이적 없이 원소속팀 바르셀로나로 돌아갔다. 둘 다 붙박이 주전은 아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레프트백 흐로보예 밀리치는 올림피아코스로 이적했다.
간판 스타들의 이탈이 다가오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이적설은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다. 날카로운 왼발로 주목 받은 베르나르데스키는 유벤투스 이적설의 오랜 주인공이었고, 마침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를 비롯한 현지 언론 다수가 베르나르데스키를 유벤투스 선수로 간주하고 있다. 이적료는 보너스 조항을 제외하고 4,000만 유로(약 519억 원)로 보인다.
수비형 미드필더 마티아스 베시노는 인테르밀란 이적이 성사 단계다. 인테르는 바이아웃 금액인 2,400만 유로(약 312억 원)를 내고 베시노를 데려간다. 베르나르데스키와 베시노의 이적은 현지시간 24일에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
주전 공격수 니콜라 칼리니치는 AC밀란과 강하게 연결된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은 칼리니치의 밀란 이적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적료는 3,000만 유로(약 39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피오렌티나는 주전 공격수, 섀도 스트라이커, 플레이메이커, 수비형 미드필더를 동시에 다 잃는 셈이다. 백업 공격수 일리치치와 윙어 테요 등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들까지 동시에 떠났다. 과격한 리빌딩 과정이다. 일부 외신에서 피오렌티나의 상황을 ‘엑소더스’(대탈출)에 비유하고 있다. 골키퍼 치프리안 타타루샤누는 낭트로 이적할 거라는 보도가 나온다.
내보낸 선수들의 이적료를 합치면 1억 유로(약 1,298억 원)가 넘는 거액이지만 그만큼 영입할 선수도 많다. 그러나 아직 주전급 선수 영입이 부족하다. 브라질 국적 센터백 벡토르 우구, 세르비아 센터백 니콜라 밀렌코비치, 포르투갈 라이트백 브루누 가스파르 등 몸값이 싼 선수들 위주로 수비진을 강화한 것이 전부다. 미드필드와 공격의 전면 개조는 시작되지 않았다.
피올리 감독도 선수 영입이 너무 더디다고 이야기했다. 피올리 감독은 “팀에 변화를 줘야만 한다. 더 이상 멍하니 지켜볼 수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우리 팀 디렉터들은 잘 일하고 있다. 다음 주가 중요할 것”이라며 곧 영입 발표가 있을 거라고 예고했다.
새로운 피오렌티나의 중심은 페데리코 키에사다. 베르나르데스키와 함께 ‘두 명의 페데리코’로 기대를 모았고, 이젠 리빌딩하는 팀의 중심이 돼야 한다. 키에사는 겨우 19세에 불과하지만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확률 높은 공격을 한다. 명문 구단의 미래를 걸어볼 만한 유망주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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