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K리그에서 독특한 협력 마케팅이 전개됐다. 대구FC 팬들이 사흘 뒤에 떠날 울산 원정 경기 표를 미리 판매하는 부스가 설치됐다. 대구 경기장에서 울산현대 직원들이 표를 파는 ‘콜라보’였다.

대구가 FC서울을 2-1로 꺾은 30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 ‘울산 원정경기 입장권 판매’ 부스가 차려졌다. 대구가 아니라 울산 측이 운영했다는 점이 특이했다. 울산과 대구는 5월 3일 울산문수구장에서 경기를 갖는다. 울산 직원들이 파견돼 이 경기 입장권을 미리 판매한 것이다.

홍보 부스는 대구 구단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메인게이트 앞에 설치됐다. 울산 구단은 올해가 ‘울산 방문의 해’라는 점에 착안해 울산시에서 미리 전달 받은 관광 홍보 책자를 배포하기도 했다. 울산 경기 입장권의 판촉과 더불어 연고지 홍보 활동을 자처했다.

이벤트 기획부터 실행까지 참여한 박종민 울산 사원은 대구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서울을 5년 7개월 만에 처음 꺾은 대구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다 익숙한 얼굴을 보고 도발을 주고받았다. 대구 팬들이 “오늘 우리 경기 봤제?”라고 자부심을 드러내면, 울산 직원은 “저희가 홈에서 대구 상대로 무패 행진 중입니다”라고 받아쳤다. 대구는 울산 원정에서 창단 이후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징크스가 있다.

두 팀의 홍보 행사가 자연스럽게 뒤섞였다. 이날 경기장에서 대구 구단이 주최한 어린이 사생 대회에 울산 마스코트가 나타나 참가자들과 사진을 찍었다. 마스코트 품앗이였다. 대구 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울산 판매 부스에 커피와 음료수 등을 선물했다. 박종민 씨는 “예상보다 많은 판매고가 나왔다. 큰 이득을 본 건 아니지만 기대보다 반응이 좋았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이야기했다.

“각 팀의 팬끼리, 또 구단끼리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적극 협조하며 준비했다는 점, 팬들이 다른 팀 프런트에게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다는 점이 훈훈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본 콜라보였다.

사진= 울산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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