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남태희가 소속팀 레퀴야의 카타르스타스리그 우승을 이끈데 이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승리를 주도했다. 맹활약 뒤에는 몸살과 링거 투혼이 있었다.

11일(한국시간) 2017 ACL B조 4차전을 가진 레퀴야는 이란 강호 에스테그랄을 홈에서 2-1로 꺾었다. 남태희를 앞세운 레퀴야는 에스테그랄과 벌인 조 선두 싸움에서 한 발 앞서갔다. 2승 2무로 조 1위에 오르며 에스테그랄(2승 1무 1패)을 2위로 끌어내렸다. 경기에서 앞서간 건 에스테그랄이었다. 카메룬 출신 공격수 알로이스 동의 발에서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9분 크로스를 받은 동안 퍼스트 터치가 약간 거칠었지만 넘어지며 끝까지 슛을 마무리했다.

전반 35분 남태희가 동점골을 넣었다. 남태희는 왼쪽 측면에서 가벼운 드리블로 수비 한 명을 돌파하며 슈팅을 할 수 있는 각도를 만든 뒤 약간 거리가 있지만 강하게 감아차는 슛을 날렸다.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 공이 골대 구석이 꽂혔다. 킥력이 빛난 골이었다.

역전골도 남태희에게서 비롯됐다. 전반 43분 코너킥 키커로 나온 남태희는 허를 찌른 짧은 패스를 동료와 주고받으며 페널티 박스 인근까지 접근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렸다. 이 공이 상대 골키퍼와 남태희의 동료 공격수 알모에스 알리를 번갈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득점 장면 외에도 레퀴야 공격을 주도한 건 남태희였다. 남태희는 전담키커뿐 아니라 좌우 측면을 오가며 올리는 크로스, 빠른 전진 드리블에 이은 스루 패스 등 동료들에게 많은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며 활약했다. 날카로운 중거리슛이 빗나가기도 했다.

남태희는 지난 3월 A매치를 치른 뒤 레퀴야에서 3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공격을 이끌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들이었다. 막바지 우승 레이스가 걸린 3일 엘자이시전, 7일 알아흘리전 모두 남태희의 득점에 힘입어 승리했다. 특히 알아흘리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남태희의 득점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중요한 세 경기에서 남태희가 모두 맹활약했지만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남태희 측에 따르면 A매치를 마치고 카타르로 돌아가자마자 감기 몸살에 걸렸다. 시즌 막바지에 누적된 피로와 장거리 이동의 여파가 겹쳤다. 남태희는 A매치에서도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두 경기 모두 선발 출장했다. 긴장감이 극심한 경기들이었다.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남태희를 뺀 레퀴야 주축 공격진이 줄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출장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세 경기 모두 레퀴야 선발 라인업에 외국인 선수는 남태희 뿐이었다. 외국인에 대한 의존도가 큰 카타르 구단들에게는 엄청난 타격이었다. 남태희는 중압감이 큰 상황에서 링거를 맞아가며 경기에 나섰다. 알아흘리까지 꺾은 뒤 몸살이 어느 정도 회복됐고, 한결 나은 컨디션으로 에스테그랄을 상대했다.

카타르에서 6번째 시즌을 거의 마친 남태희는 정규리그가 한 경기 남은 가운데 리그 14골을 넣으며 개인 최다골을 달성했다. 남태희가 보유한 레퀴야 역사상 최다득점 기록은 매 경기 늘어나고 있다. ACL에서도 현재까지 2골을 넣어 팀을 이끌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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