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우치(폴란드)] 김정용 기자= 크로아티아에서 타향살이를 해 온 김현우에겐 또래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U20 월드컵이 더 소중했다. 마지막 장면은 우승 트로피와 함께였으면 한다.

16일(한국시간) 폴란드의 우치에 위치한 스타디온 비드제브에서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다. 15일 우치 시내의 지정 훈련장에서 한국의 마지막 공식 훈련이 진행됐다. 훈련 전 김현우가 인터뷰를 가졌다.

김현우는 울산현대에서 크로아티아의 디나모자그레브로 임대돼 타향살이를 해 왔다. 그런 김현우에게 U20 월드컵은 더 소중한 시간이었다. 스페인에서 생활해 온 이강인과 비슷한 감정이다. “이제 끝나서 슬프다. 외국에 있는 입장에서 같은 조국의 말을 쓰고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허투루 보내기 아까운 시간인데 끝난다는 게 너무 슬프다. 크로아티아에서 김치를 잘 못 먹고 지내서, 김치로 해 주신 김치찌개와 김치볶음 같은 게 다 좋았다.”

김현우는 울산현대고 시절 동료였던 최준, 오세훈과 재회했고 그밖에도 청소년 대표에서 자주 만났던 선수들과 한 달 동안 추억을 쌓았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후회 안 남게 뛰고 싶다. 다시 안 오는 기회다. 이겨야 한다. 나중에도 재회할 수 있지만, 지금 이 21명 멤버가 너무 좋다. 대회 끝나고도 다 같이 만나고 싶긴 한데 지금 설레발치면 안 된다. 일단 우승하고 모임 이야기를 하겠다.”

선수들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발라드를 ‘떼창’하는 영상이 큰 화제를 모았다. ‘주동자’ 중 한 명이었던 김현우는 “승리하고 나서 내가 다 같이 즐기고 싶어서 한 거다. 반응이 좋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결승 진출 주역을 많이 배출한 현대고의 박기욱 감독은 결승전을 직접 찾아 관전할 예정이다. 김현우는 “박 감독님과 거의 매일 연락한다. 감독님이 저희를 되게 자랑스러워하시고, 인터뷰도 많이 하시더라. 저희가 너무 감사하고 뿌듯하다. 감독님 덕분에 여기 있다. 감독님이 처음엔 즐기고 오라, 경험하고 오라고 하셨는데 올라갈수록 우승하라는 말을 많이 하시더라”라고 이야기했다.

결승전에는 대선배 박지성도 찾아온다. 김현우는 “보면 긴장될 것 같아서 그쪽 관중석을 안 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김현우는 “결승 앞두고 있다는 게 꿈 같다. 세훈이와 같은 방을 쓰는데, 만날 꿈 아니냐고, 자고 일어나면 한국인 것 아니냐고 한다”고 말했다. 행복한 꿈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단 1승이 남아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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