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우치(폴란드)] 김정용 기자= 정정용 U20 대표팀 감독은 U20 월드컵 결승을 앞두고 여자월드컵 대표팀을 먼저 이야기했다.

14일(한국시간) 폴란드의 우치에 위치한 스타디온 비드제브에서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결승전을 앞둔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 대표로 정정용 감독과 이강인이 참석했다.

정 감독은 기자회견 첫마디로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에 참가하는 여자대표팀에 대한 응원을 먼저 이야기했다. U20 월드컵 성적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으면서 국민적인 관심이 U20 대표팀에 쏠려 있다. 정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처한 여자대표팀에 대하 관심을 환기시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래는 정 감독과의 일문일답.

 

- 결승전 소감

먼저 프랑스에서 열리는 여자 대표팀의 윤덕여 감독님 이하 선수들에게 마지막 한 경기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는 말을 전한다. 폴란드에서 좋은 추억을 안고 가려 한다. 모든 폴란드 사람들이 상냥하고 친절하게 해 줘서 평생 잊지 못할 나라로 기억될 것 같다. 결승전은 모든 선수, 스태프, 국민들이 하나돼 응원하고 같이 뛰는 마음으로 피날레를 장식했으면 좋겠다

 

- 내일 새로운 전술을 쓸지. 한국에서 기대가 크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인데(웃음). 마지막 경기라 신중하게 경기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강하다. 3월에 한 번 연습경기를 했다. 계획은 다 세워져 있지만 마지막 훈련에서 확인해야 할 게 있다. 확신이 서게 되면 준비를 할 거다. 나도 확실히 선 게 없다.

 

- 아시아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우리 선수들이 작년 아시아 챔피언십(예선)에서 준우승을 했다. 그때 내가 한 말이 '준우승하면 연필 한 자루도 없다'였다.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어서 내가 따로 말할 게 없다.

 

- 이강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떤 말을 해 줄까?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 더 잘할 필요도 없고, 지금 하는 그대로 하면 된다. 여기 오면서도 강인이가 '결승전인데 결승 같지 않다'고 하더라. 그게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도 내일까지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 큰 관심 갖고 있는 한국에 하고 싶은 말은

스포츠라 가능한 일인 것 같다. 물질적인 것 때문에 뛰고, 욕심 때문에 뛰는 게 아니다. 사랑하는 축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는 걸 국민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면 같이 뛰는 우리들도 좋을 거다. 결과는 몰라도 그 과정이 보람된 일인 것 같다. 선수들도 가슴 벅찬 일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시간이 될 거다.

 

- 예상보다 집을 오래 비운 입장에서 가족들에게 할 말은

아까 집사람과 통화했는데 자기 이야기 꼭 해 달라더라. 아무튼 감사드린다. 내가 365일 중에서 한두 달 정도 집에 들어간다. 그럼에도 가족을 잘 지켜줘서 고맙다. 딸도 그러더라. 오빠는 (아빠에게 용돈으로) 만원 준다는데 자기는 2만원 준다고. 기쁨을 드린 건 맞는데, 사실 코칭 스태프도 모두 가족이 있다. 내 가족 이야기만 하는 건 그리 좋은 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가족에게 먼저 고맙다고 하고 싶다.

 

- 어려운 팀 많이 만날 여정을 돌아본다면

조추첨, 아마 3월 초였을텐데 부푼 꿈을 안고 폴란드에 처음 왔다. 포르투갈이 걸리기에 그래 한 팀은 괜찮다 싶었다. 아르헨티나까지 한 조가 돼서 '올 게 왔구나' 싶었다. 본래 월드컵 나오는 취지는 선수들 육성이니까 모든 게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남아공 상대 경기가 키포인트여서 가장 부담이 컸다. 모든 일정 중에서는 한일전 부담이 가장 컸다.

 

- 우크라이나가 한국과 비슷한 팀인데

세계적인 트렌드가 점유율보다 빠른 템포의 축구다. 쉽지 않은 경기라는 건 분명하다. 전체 조직력이 좋다. 유럽 본선(예선) 경기도 봤는데 짜임새 있는 팀이고 파워, 피지컬이 좋다. 그러나 축구는 상대성이 있는 종목이다. 전략과 전술을 잘 해야 한다. 통하지 않으면 빠른 변화를 줘야 한다. 재미있는 경기가 될 수도 있지만 의외로 지루한 경기가 될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 고재현이 '감독님을 위해 뛴다'고 한 바 있다

지도 철학이 그렇긴 하다. 지시하기보다는 이해를 시키려고 한다. 일단 때리진 않는다. 될 수 있으면 욕도 안 하려고 하고.선수들이 지도자를 신뢰할 수 있으면 운동장에서 모든 걸 드러낼 수 있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전술, 전략보다.

 

- 롤 모델이 있나

밝힐 수는 없는데 축구만 생각하던 분이다. 은퇴한 뒤에도 선수 시절에 세웠던 원칙대로 몸에 나쁜 콜라 등을 안 드셨던 분이다. 그걸 보며 지도자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 아시아 예선 때 나눠줬던 전술 노트를 수거했던 이유는

해외에 나가 있으면 할 일도 없어서 SNS 붙잡고 있느니 책을 보라고 나눠줬다. 그리 두껍지 않다. 악영향을 미칠까봐 수거했는데, 나중에 진품명품에 출품해 볼까 한다(웃음). 이번에 나눠주지 않은 건 선수들이 다 숙지했기 때문인데 해외파는 잘 모를 수도 있다. 결승전엔 나오지 않을까 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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