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우치(폴란드)] 김정용 기자= U20 대표팀 미드필더 고재현은 ‘특공대장’을 자처했다. 선발로 뛸 때가 아니라, 벤치에 있을 때의 자신을 뜻하는 말이다.
한국은 16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스타디온 비드제바에서 우크라이나와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결승전을 갖는다. 남자 축구 역사상 첫 축구 세계대회(FIFA 주관대회에 한정) 결승 진출이다.
U20 대표팀은 단합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내는 연령별 대표팀은 보통 분위기가 좋지만 이번 팀은 유독 눈에 띌 정도로 화목하다. 인터뷰마다 서로에게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고, 동료에 대한 응원이 발언의 상당 부분을 이룬다.
대표팀 선수들이 흔히 쓰는 ‘특공대’라는 표현에서 이 팀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고재현은 결승전에서 뛰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못 뛰더라고 항상 팀을 위한다”라고 대답했다. 정정용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벤치 멤버를 특공대라고 부른다. “감독님이 ‘벤치에 있는 애들이 특공대다. 너희들이 잘 준비해야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신다. 선수마다 각자 해야 할 역할이 있고. 못 뛰게 된다면 그라운드에 있는 친구들이 한 발이라도 더 뛸 수 있게 밖에서 화이팅이라도 외쳐주고.”
만화 ‘슬램덩크’에 나오는 ‘비밀병기’와 비슷한 의미인 셈이다. 실제로 벤치 멤버 중 누가 투입될지 알기 힘든 것이 이번 대표팀의 특징이다. 필드 플레이어 18명 중 17명이 투입됐다. 고재현은 특공대장을 자처했다.
1경기 선발, 1경기 교체로 뛴 김세윤 역시 “나는 무슨 대장이나 단장은 아니다. 친구들이 그런 거 할 때 뒤에서 도와준다. 경기 못 뛰는 선수들을 특공대라고 그러시는데, 코치님께서 ‘너희들이 더 중요하다’고 하신다. 신뢰가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할 것이다. 어떤 경우가 올지 모르니까”라고 말했다.
응원단장은 이규혁이다. 이규혁은 필드 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벤치에 머물러 있다. 고재현은 “늘 마음이 아프다. 나도 첫 경기에 선발로 나갔다가 세 경기를 못 뛰었는데,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가지 못한다는 건 마음 아픈 일이다. 팀이 승리를 하니까 기쁘면서도 나는 못 뛰니까 이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나 싶은 생각이 계속 든다. 그런데 규혁이는 우리를 더 생각해주는 선수다. 숙소에서 표정을 보면 전혀 어둡지 않고, 수고했다고 말해준다. 밝은 모습 안에 어두움도 나는 잘 이해하기 때문에 더 잘 챙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선수들이 버스 안에서 ‘떼창’을 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퇴근 버스에서 다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평소 틀어놓고 춤추는 신나는 노래 대신, 다같이 부를 수 있도록 ‘그리워 그리워(노을)’ ‘가족사진(SG워너비)’ 등 비교적 느린 노래를 고른다. 노래를 크게 부르다보면 알 수 없는 뭉클함이 밀려와 눈물이 나기도 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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