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경기 전까지만 해도 선수들에게 결승행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었다” (위르겐 클롭 감독)

리버풀이 안필드를 무대로 극적인 드라마를 썼다. 감독마저 기대하지 않았던 승리다. 리버풀은 8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4강 2차전 홈경기에서 바르셀로나를 4-0으로 제압했다.

1차전에서 0-3 완패를 당했던 리버풀은 결승 진출 가능성이 희박했지만, 0-3의 스코어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극적으로 결승진출을 이뤄냈다. 이번만이 아니다. 리버풀은 그동안 극적인 승부를 만들어낸 적이 유독 많았다.

# 1991/1992 UEFA컵 2라운드 2차전: 리버풀 3-0 오세르

리버풀의 극적인 유럽대항전 승리는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리버풀은 1991/1992시즌 UEFA 유로파리그(이하 UEL)의 전신인 UEFA컵 2라운드에서 1차전 결과를 뒤집고 극적으로 3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리버풀은 오세르(프랑스)와 2라운드에서 만났다. 1차전 원정에서 두 골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지만, 안필드에서 열린 2차전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당시 리버풀은 얀 몰비의 페널티킥 골로 일찌감치 득점에 성공했고, 후반 15분 마이크 마시, 후반 38분 마크 월터스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3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 2004/2005 UCL 결승: 리버풀 3-3 AC밀란 (승부차기 승)

리버풀 구단 역사상 가장 극적인 승리로 회자되는 경기다. 리버풀은 14년 전인 2004/2005시즌 UCL 결승에서 AC밀란과 만나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전반전까지 0-3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어졌지만, 리버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리버풀을 이끌던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은 하프타임 축 쳐져있던 선수들에게 “고개를 들고 영웅이 될 기회를 잡으라”고 조언했다.

베니테스 감독의 주문대로 리버풀은 후반 9분 스티븐 제라드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 11분 블라디미르 스미체르, 후반 15분에는 알론소가 득점하며 경기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밀란의 선축으로 시작한 승부차기에서 밀란은 첫 번째, 두 번째 키커가 잇달아 실축했고, 결국 우승 트로피는 리버풀의 차지가 됐다.

# 2004/2005 UCL 조별리그 6차전: 리버풀 3-1 올림피아코스

이스탄불의 기적은 리버풀의 UCL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올림피아코스FC전 승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리버풀은 앞서 치른 조별리그 5경기에서 2승 1무 2패를 기록하며 조 3위에 랭크됐다. 하필 최종전서 만난 상대가 조 2위 올림피아코스(승점10)였다. 올림피아코스를 무조건 꺾어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출발은 불안했다. 전반 27분 히바우두에게 실점하며 오히려 한골 차로 끌려간 것이다. 두 골 이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리버풀은 후반전 플로랑 시나마 퐁골과 닐 멜러가 약속이라도 한 듯 교체투입 직후 차례로 골을 터뜨렸고, 후반 40분에는 제라드가 시원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 2015/2016 UEL 8강 2차전: 리버풀 4-3 보루시아도르트문트

가장 최근 있었던 극적인 승리는 2017/2017시즌 도르트문트와 치른 UEL 8강 2차전이다. 리버풀은 1차전 원정에서 도르트문트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원정골을 기록하고 돌아온 까닭에 2차전 홈에서 유리한 흐름으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리버풀은 전반 9분 만에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가고 말았다.

리버풀은 다급해진 상황에서 후반 13분 오리기가 만회골을 터뜨려 추격의 불씨를 당겼지만, 마르코 로이스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도르트문트가 다시 달아났다. 리버풀로선 3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리버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필리페 쿠티뉴와 마마두 사코의 연속골에 이어 후반 추가시간 데얀 로브렌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면서 4-3 승리를 거두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 2018/2019 UCL 4강 2차전: 리버풀 4-0 바르셀로나

리버풀은 안필드에서 다시 한 번 기적을 썼다. 1차전에서 0-3 대패를 당하고 돌아온 리버풀은 공격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모하메드 살라와 로베르토 피르미누까지 결장했다. 결승 진출은 사실상 반포기 상태였다. 클롭 감독도 “경기 전까지만 해도 선수들에게 결승행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달랐다. 앤드류 로버트슨은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할 거라고 했지만, 라커룸 분위기는 달랐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선수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간절함이 통한 걸까. 전반 7분 오리기의 선제골로 앞서간 리버풀은 헤오르히니오 베이날둠이 두 골을 더했고, 후반 34분 오리기가 쐐기골을 터뜨리면서 4-0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모두의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고 극적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한 리버풀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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