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리버풀이 FC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무대에서 또 하나의 명승부를 탄생시켰다.

리버풀은 8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 UCL’ 4강 2차전 홈경기에서 바르셀로나를 4-0으로 제압했다. 1차전에서 0-3 완패를 당했던 리버풀은 결승 진출 가능성이 희박했지만, 0-3의 스코어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극적으로 결승행 티켓을 손에 거머쥐었다.

경기를 앞두고 리버풀은 공격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모하메드 살라와 로베르토 피르미누가 부상으로 결장이 확실시됐다. 그렇지 않아도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가장 위협적인 창을 꺼내들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결국 위르겐 클롭 감독은 사디오 마네와 함께 디보크 오리기와 세르단 샤키리를 최전방에 선발로 내보냈다.

우려와 다르게 리버풀은 일찌감치 포문을 열었다. 전반 7분 조던 헨더슨의 슈팅이 마르크안드레 테어슈테겐의 선방에 가로막혔지만 오리기가 악착같이 골문으로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리기의 선제골은 대역전극의 시작을 알리는 골이었다. 후반 9분에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측면에서 올린 공을 헤오르히니오 베이날둠이 곧바로 슈팅으로 마무리해 추가골을 뽑아냈다.

베이날둠은 2분 뒤 다시 한 번 바르셀로나의 골망을 흔들었다. 문전에서 높이 뛰어올라 샤키리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헤딩해 멀티골을 기록한 것이다. 1차전 스코어를 따라잡는 데 성공한 리버풀은 후반 34분 오리기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코너킥을 차기 위해 선 아놀드가 키커를 바꾸려는 듯 걸어가다 재빨리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을 오리기가 깔끔한 골로 마무리했다. 아놀드의 허를 찌르는 속임수 동작과 오리기의 정확한 슈팅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UCL 무대에서 다시 한 번 극적인 승부를 탄생시킨 리버풀이다. 리버풀은 14년 전에도 ‘2004/2005 UCL’ 결승에서 AC밀란과 만나 극적인 승부를 만들었다. 0-3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 9분 스티븐 제라드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 11분 블라디미르 스미체르, 후반 15분에는 알론소가 득점하며 경기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결국 리버풀은 승부차기 끝에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이 경기는 ‘이스탄불의 기적’이라 불리며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리버풀은 올 시즌 어느 때보다 인상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승점 94점을 확보하며 구단 통산 최다 승점을 기록했고, EPL 역대 최다 승점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맨체스터시티(승점 95)가 대항마로 등장했다.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도 우승을 놓칠 위기에 놓여있는 리버풀이다.

UCL 4강 1차전서도 바르셀로나에 완패를 당한 리버풀은 올 시즌 EPL과 UCL 우승을 모두 코앞에서 놓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극적으로 UCL 결승에 안착하면서 14년 만의 UCL 우승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선수들의 집념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조던 헨더슨은 경기 종료 후 “우리가 해낼 수 있을 거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고, 앤드류 로버트슨도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할 거라고 했지만, 라커룸 분위기는 달랐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선수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살라까지 ‘포기하지 말라’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경기를 지켜봤을 정도다. 클롭 감독도 경기 종료 후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경기를 봤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이런 경기는 본 적이 없다”면서 “경기 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하다고 말했었지만, 선수들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들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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