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일오 수습기자= 모든 프로 대회 통틀어 10경기(2골) 출전이 전부지만, 수원삼성 2년 차 김준형(22)은 아시안컵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준형은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되고 싶은 꿈을 키워간다.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은 지난 20일 울산 롯데호텔에서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 나설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김준형은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려 최종 명단 23명과 함께 UAE로 출국해 본선 시작(2019년 1월 7일) 직전까지 훈련 파트너 역할을 한다.

김준형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이름이다. 지난 4일 아시안컵 대비 울산 훈련 조기소집 명단에 깜짝 발탁되면서 처음 이름을 알렸다. 김준형은 당시를 돌아보며 “정말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다. 팬들이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알게 됐다”며 “대표팀에 들어가서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첫 대표팀, 첫 훈련
김준형은 대표팀 소집 직후 벤투 감독과 면담 시간을 가졌다. “밖에서 감독님을 봤을 때 카리스마 있으셔서 무서운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만나보니 유머러스한 분이었다. 편하게 농담도 건네시면서 소속팀에서 뛸 때 기술적인 움직임을 좋게 봤다고 말씀해주셨다.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고 하셨다.”

첫 훈련도 잊지 못할 순간이다. “완전 재밌었다. 수원에도 좋은 형들이 많지만, 대표팀은 한국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만 모인 곳이다. 훈련할 때 주위를 돌아보면 유명한 선수들뿐이라서 색다르고 신기했다. 좋은 경험이었다.”

지난 16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23 대표팀과의 비공개 연습 경기에서는 골까지 기록했다. “경기 종료 15분 정도 남기고 (이)진현이랑 포지션을 바꿔 오른쪽 윙어로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받았다. (나)상호가 드리블 돌파 이후, 페널티 박스 밖에 있는 내게 패스를 건넸다. 오른발로 잡고 왼발로 중거리 슛을 했다. 그라운드에 물기가 많았는데, 공이 바운드 되면서 가속도가 붙어 골문으로 들어갔다.”

“골은 넣었지만,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들어가는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었다.”

아시안컵 최종 명단 발표, 예비 선수로 이름 올린 김준형
김준형은 벤투 감독이 자신이 훈련장에서 보여준 활력을 좋게 봐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어린 선수라서 훈련할 때 말도 많이 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었다. 훈련할 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았다. 감독님께서 특별히 말씀해준 부분은 없지만, 운동하는 자세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벤투 감독은 김준형의 기술적인 움직임에 대해 호평했지만, 김준형은 실감하지 못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한 번도 기술이 뛰어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몸싸움을 즐기고, 항상 몸으로 하는 스타일이었다. 주변에서 기술적인 부분이 뛰어나다고 많이 이야기해주시는데 처음에는 그게 맞는가 싶었다. 하지만 어떤 부분이든 나를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하다.”

울산을 넘어 UAE로 향하는 김준형은 새로운 경험과 만남을 기대했다.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돈 주고 못 살 경험이다. 유럽에서 뛰는 형들과 함께 훈련할 기회이기 때문에 많이 배워서 와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도울 생각이다.”

“모든 축구선수의 우상인 기성용 선수와의 만남이 가장 기대된다. 실력도 좋고 해외에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하고 계신다. 운동 외적으로 쉴 때 어떻게 쉬는지, 몸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고 싶은 게 많다.”

김준형의 좌우명,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송호대 시절 김준형은 U리그 왕중왕전에서 준우승하기 전까지 프로 팀의 입단 제의가 없었다. 왕중왕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프로팀들의 관심을 받았고, 수원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첫 시즌 2군리그 격인 R리그에서 뛰었을 뿐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데뷔전을 치렀고, FA컵에서 프로 데뷔골을 넣었다. 국가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준형은 “대학 시절에는 항상 주전으로만 뛰다 작년에 수원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잔 부상도 많았다. 데뷔전을 치른 올해 7월까지 1년 7개월이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올해 데뷔전을 치르고, 프로 데뷔골을 넣고 대표팀에 뽑히니까 지금까지 힘들게 노력했던 걸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좌우명이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다. 지금까지 정말 힘들게 운동한 것, 노력한 것을 이제 조금이나마 결과로 보상받는 것 같아 좋았다.”

“대표팀에 계속 발탁되는 게 목표다. UAE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소속팀 동계훈련에 합류할 것 같은데, 좋은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 그리고 내년에는 수원에서 올해보다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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