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중국슈퍼리그의 외국인 선수 제도 개편은 없던 일이 됐다. 한국 선수들에게 불리해보이는 상황이지만 그 여파는 작다.

중국축구협회는 20일 내년 외국인 선수 제한과 샐러리캡 등 규정을 발표했다. 중국슈퍼리그의 외국인 선수는 아시아쿼터 없이 4명까지 보유, 3명까지 출장 가능하다는 올해 규정을 유지한다. 또한 총 운영비가 약 2,000억 원 수준으로 제한됐고 선수별 연봉 총액이 약 16억 원으로 정해지는 등 샐러리캡에 가까운 규정이 신설됐다.

애초 예상되던 큰 폭의 규정 변화는 무산됐다. 약 1개월 전부터 ‘내년 슈퍼리그의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확대되고, 아시아쿼터가 도입되며, 외국인 선수 이상 U-23 자국 선수를 투입해야 한다는 규정이 폐지되는 등 선수 영입에 용이한 방향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전북현대의 김민재 등 한국 선수들의 중국행 가능성이 거론된 것도 규정 변화와 맞물린 이야기였다.

그러나 규정 발표가 자꾸 연기되면서, 변화의 폭이 작아질 거라는 전망이 점점 힘을 받아 왔다. 결국 K리거들의 중국행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았던 새 규정은 백지화됐다.

현행 제도는 아시아 국적 선수들에게 불리하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선수들은 어차피 리그를 옮길 예정이었기 때문에 타격이 없다. 광저우헝다의 김영권은 지속적으로 이적을 모색하고 있는 상태였다. 톈진췐젠의 권경원은 내년 군 복무를 위해 K리그 복귀가 필요했다.

중국행 가능성이 거론되던 한국 선수들에게는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참가하는 팀이 아니라면 아시아쿼터를 활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ACL 참가팀은 상하이상강, 광저우헝다, 산둥루넝, 베이징궈안이다. 이중 베이징은 김민재 영입 의사가 있는 팀이다.

한 에이전트는 “중국 구단 중에서는 아시아쿼터 도입 여부와 무관하게 한국 수비수 영입을 검토하는 팀도 있었다. 어차피 외국인 선수 4명 모두에게 거액을 쓸 것이 아니라면, 또는 수비수를 원한다면 한국인을 찾을 수 있다. 한국 수비수들은 중국 무대 적응이 빠르고 훈련 태도가 성실하다는 좋은 인식이 있다. 몇 배 연봉을 받는 유럽 출신 수비수들보다 오히려 낫다”고 이야기했다.

중국행을 검토 중이었던 한국 지도자들에게도 아시아쿼터 도입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강희 톈진췐젠 감독, 황선홍 연번푸더 감독 등 이미 중국행이 확정된 지도자 외에 중국행 여부를 저울질하던 감독들이 더 존재했다. 중국 구단들이 규정 확정 이후 내년 계획을 새로 짜면서 이들 지도자들의 취업 확정 시기가 늦춰졌다.

경남FC의 말컹처럼 중국행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의 득실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규정 변화를 통해 구단들의 전체 소비 규모가 늘어나고 말컹보다 더 유명한 선수를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외국인 쿼터가 확대되는 것만으로 말컹과 같은 선수에게는 유리해진다’고 해석했다. 규정이 원점으로 돌아온 것 역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쉽게 재단하기 힘들다.

샐러리캡 도입과 운영비 상한선 도입 역시 한국 선수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축구 관계자는 “운영비가 3,000억 원 수준이었던 일부 초거대 구단들의 운영비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나머지 대다수 구단들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샐러리캡 제도가 연쇄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 또한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의 중국행 가능성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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