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권경원은 월드컵 참가가 무산된 뒤 발전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노력했고, 그 결과 아시안컵 멤버로 발탁될 수 있었다.

20일 발표된 ‘2019 아랍에미리트아시안컵’ 본선 멤버 23인 중 비교적 의외였던 선수가 권경원이다. 권경원은 엘리트 코스와 거리가 멀었다. 전북현대의 후보 선수였다가 깜짝 중동 진출을 계기로 기량이 급성장해 알아흘리, 톈진췐젠을 거쳤다. 중국슈퍼리그가 아시아 선수에게 불리한 제도를 도입한 뒤에도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한 유일한 한국인이다.

권경원은 아시안컵 명단 발표 후 ‘풋볼리스트’와 가진 통화에서 “내가 제일 간절하게 명단 발탁을 원했을 것이다. 그게 보이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아시안컵을 잘 준비하려고 개인적으로 시간을 많이 썼다. 내게 부족한 걸 찾으려 했다. 공을 갖고 하는 훈련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밖의 모든 것까지 개선하고 싶었다. 수비할 때 파울을 줄이기 위한 노력, 단순한 근력의 증가를 넘어 경기장에서 파워풀하게 움직이기 위한 노력 등 많은 연구를 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명단 발표를 앞두고 있던 지난 5월이 떠올랐다. 권경원은 작년 말 대표팀에 데뷔한 선수로서 비교적 빨리 대표팀 인재풀에 자리잡았다. 월드컵 본선행도 거론됐지만 마지막 명단 발표 때 밀렸다. 이번에 울산 전지훈련을 소화하면서도 탈락에 대한 걱정이 존재했다. 자신이 끝까지 남을 거라는 자신을 갖기 힘들었다.

“마지막까지 누가 발탁될 지 알 수 없었다. 발표 전날 밤에 누워서 많은 생각을 했다. 아침이 되면 어떻게 될까? 내 마음은 아시안컵에 가고 싶은데, 감독님의 속은 모르는 거니까.”

권경원은 대회 장소인 아랍에미리트(UAE)를 잘 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이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를 막툼 빈라시드 알막툼 경기장은 권경원이 알아흘리 시절 2년 동안 홈 구장으로 누볐던 곳이라 더욱 친숙하다. 그밖에 1차전이 열릴 알막툼 경기장, 2차전이 열릴 하자 빈자예드 경기장 역시 이름만 듣고도 어느 팀의 홈 구장인지 바로 맞혔다.

“그런데 제가 UAE를 좀 안다고 해서 큰 차이는 없어요. 1월은 축구하기 딱 좋은 날씨라서 다들 적응에 별 문제가 없을 거예요. 걱정거리가 없는 시기죠. 다만 기도 시간은 다들 적응하기 힘들 거예요. 한국 사람들은 의식하지 않고 사는데, 갑자기 도시 전체에서 기도를 알리는 소리가 들리니까. 그런 부분은 미리 이야기해 줄 수 있겠네요.”

권경원은 탈락하는 기분을 잘 알기에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수비진에서 동고동락한 박지수, 박주호 등 동료들에 대한 걱정이 먼저 들었다.

“따로 연락은 못 했어요. 지수도, 주호 형도, 다른 선수들도 다 열심히 했어요. 실력이 모자라서 이번에 안 뽑힌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발탁이 확실하지 않은 선수였기 때문에 더 마음이 쓰이는지도 모르겠어요.”

권경원은 주전 수비수 김영권과 마찬가지로 왼발잡이다. 왼발 센터백 중 두 번째 옵션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은 22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소집돼 23일 출국한다. 내년 1월 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갖고, 7일 필리핀을 상대로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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