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일오 수습기자=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마지막 홍명보 자선 경기를 참석해 대회를 빛냈다.

박항서 감독은 22일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홍명보장학재단이 주최한 ‘KEB하나은행과 함께하는 쉐어 더 드림 풋볼 매치 2018’에 초청됐다. K리그 올스타팀이 2002 월드컵팀을 10-9로 꺾었다.

이날 주제는 ‘2018 팀 오브 더 이어(2018 Team of The Year)’였다. 2002 월드컵 영웅들이 한 팀을 이뤄 K리그 올스타 팀과 맞붙었다. 박 감독도 오랜만에 2002 월드컵 선수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박 감독은 “벌써 16년 전 일이다. 2002년에는 선수들이었지만, 지금은 몸도 마음도 무거워졌다”라며 웃어 보였다. 2002년을 회상한 박 감독은 “저뿐만 아니라 2002년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난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국민들에게 많은 격려와 사랑을 받았던 게 가장 떠오른다. 광화문의 붉은 물결이 떠오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홍명보 자선 경기를 빛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박 감독은 “20일부터 아시안컵을 대비해 훈련을 시작했고, 오는 25일 북한과 맞대결을 펼친다. 바쁜 시기지만,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의 전화를 받았고, 마지막 자선 경기라는 이야기를 듣고 참석하고 싶었다. 이 자선 경기는 축구를 하는 사람들에게 1년 중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내가 직접 자선 경기를 열지 못하지만, 후배가 계속했다는 것에 대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한다고 했으면 안 왔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이라는 말을 들으니까 아쉬움도 있었고 꼭 오고 싶어서 베트남축구협회에 이야기하고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을 ‘스즈키컵 2019’ 우승으로 이끈 박 감독은 아시안컵을 바라본다. “조별예선만 통과해도 큰 성공이다”라고 말한 박 감독은 “국가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함께 맡고 있어서 힘든 부분이 있다. 베트남축구협회나 베트남 국민들은 대회마다 기대치가 다르다. 아시안컵은 강팀들이 많기 때문에 목표가 높지 않지만, 지역 나라들만 참여하는 대회의 기대치가 높다. 언론과 여론은 대회마다 기대치가 달라진다”며 “하지만 나는 모든 대회를 똑같이 준비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박 감독에게 2018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박 감독은 “2018년은 정말 기적 같은 승리와 행운을 준 한 해다. 그 행운을 나 혼자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 관계자들, 스태프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많은 분이 정상에 올랐을 때 떠나야 하는 게 맞지 않냐고 이야기한다. 옳은 말씀이지만, 나는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남았다. 남은 기간 행운이 올 수 도 있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지만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덕담을 건네며 인터뷰를 마쳤다. “현재 베트남 감독을 맡고 있고, 베트남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제 조국은 대한민국이다. 타국에서 일하기 때문에 사명감도 있고 책임감도 무겁다. 하지만 지혜롭게, 슬기롭게 나가고자 한다. 스즈키컵을 통해 한국에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했다. 내년에도 국민들이 가진 기대감의 어긋나지 않는 베트남 감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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