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약스는 19세부터 22세 사이인 선수가 절반 이상이었다. 패기 넘치는 유망주들은 바이에른뮌헨의 원숙한 스타를 상대로 밀리지 않았고, 때로는 오히려 압도했다.

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E조 2차전을 가진 바이에른과 아약스가 1-1 무승부를 거뒀다. 두 팀 모두 2라운드까지 1승 1무를 기록했다.

전력만 보면 바이에른이 분명히 앞서지만, 최근에는 부진에 빠질 기색이 보였다. 바이에른은 독일분데스리가 최근 두 경기에서 1무 1패에 그쳤다. 아약스는 같은 기간 공식전에서 9득점 0실점으로 2전 전승을 거두고 있었다.

아약스는 팀의 자랑거리인 유망주들을 대거 투입했다. 22세 이하 선수가 선발 라인업 중 6명이나 됐다. 골키퍼 안드레 오라나(22세), 센터백 마티스 더리흐트(19세)와 막시밀리안 뵈버(20세), 라이트백 누사이르 마즈라위(21세) 등 수비진부터 어린 선수들로 채워졌다. 미드필더 중 도니 판더베이크(21세), 왼쪽 윙어 다비드 네레스(21세)도 젊은 선수의 패기로 공격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다니 더비트도 20세였다. 이들은 라인업에서 자리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활약을 했다. 최고 유망주 프렝키 더용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유망주가 잔뜩이었다.

패기 넘치는 선수들의 기량을 잘 살린 건 에릭 턴하그 감독의 ‘가짜 9번’ 전술이었다. 전문 스트라이커들을 모두 벤치에 앉히고 베테랑 윙어 두산 타디치를 최전방에 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타디치는 바이에른 페널티 지역 바깥에서 볼 키핑, 스루 패스, 원터치 패스 등으로 동료 선수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려 노력했다. 전형적인 가짜 9번의 플레이였다. 이 플레이로 바이에른 수비를 여러 번 교란했다.

알리안츠 아레나에서도 수비에 치중하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위해 노력한 아약스의 접근법은 옳았다. 전반 4분 세트피스에 이은 크로스 상황에서 바이에른의 마츠 훔멜스가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나 아약스는 전반 22분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 마즈라위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마즈라위는 오른쪽 측면을 타고 올라가 오버래핑한 뒤, 타디치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과감하게 바이에른 문전까지 파고들었다. 기습적인 침투에 이어 왼발 슛으로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의 방어를 뚫었다.

풀백의 골은 이번 시즌 아약스의 특징이다. 아약스는 지난 UCL 첫 경기에서 레프트백 알레얀드로 탈리아피코가 2골을 터뜨린 바 있다. 탈리아피코는 바이에른과의 후반전에서도 문전까지 침투해 결정적인 슛을 날렸으나 선방에 막혔다. 아약스는 바이에른 상대로 웅크리지 않았다.

아약스의 두 센터백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세계 최고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잘 봉쇄했다. 후반 막판에는 드리블이 특기인 세르주 나브리의 돌파를 더리흐트가 깔끔한 태클로 저지했고, 발끈한 나브리가 다시 공을 따내려고 덤벼들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미 세계적인 유망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더리흐트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대표 뵈버 역시 훌륭한 수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에이스 역할을 한 건 25세로 전성기 나이인 하킴 지예흐였다. 지난 시즌보다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지예흐는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슛이나 패스를 날렸다. 바이에른의 아르연 로번과 같은 패턴으로 정면대결하는 듯한 플레이를 통해 전반전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약스는 전반전 한때 바이에른보다 점유율이 오히려 높았다. 후반 막판에 공을 많이 갖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40%로 경기를 마쳤다. 슈팅 횟수는 15회 대 17회로 바이에른과 거의 대등했다. 유효 슈팅은 7회 대 4회로 오히려 더 많았다. 바이에른 골키퍼가 노이어였던 탓에 승리를 놓쳤다고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아약스는 2라운드 현재 E조 1위에 올랐다. 바이에른이 조 2위, 벤피카가 조 3위, AEK아테네가 조 4위다. 아약스는 일단 16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