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무승부만 거둬도 수원삼성에겐 성공이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집중력을 잃으며 패하고 말았다. 그래도 원정에서 2골을 넣었다는 건 2차전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수원은 3일 일본 가시마시의 가시마사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에서 가시마앤틀러스에 2-3으로 패했다. 전반 이른 시간 먼저 2골을 넣고 앞서가던 수원은 내리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병근 감독대행은 가시마전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가시마의 공격력을 감안해 스리백을 가동한 뒤 최대한 지키는 축구를 할 것인지, 포백으로 나서 원정 득점을 노릴 것인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공격적인 라인업을 선택했다. 데얀, 염기훈, 사리치 등을 모두 선발로 내며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수원은 시작하자마자 흐름을 가져왔다. 공격적으로 나선 게 일찍 효과를 봤다. 경기 시작과 함께 임상협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코너킥을 얻었다. 염기훈은 골문 쪽으로 강하게 킥을 올렸고, 이 공이 가시마 풀백 우치다 아츠토의 어깨를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추가골도 곧바로 나왔다. 이번에도 임상협의 역할이 컸다. 임상협이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를 압박하자 걷어내기 실수가 나왔다. 흐른 공을 따낸 데얀을 나가키 료타를 뿌치치고 들어가 어려운 각도에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개인 통산 ACL 35번째 골이었다.

홈에서 전반 6분만에 2골을 내준 가시마는 흔들렸다. 수비 실수가 이어지며 수원에게 슈팅 기회를 내줬다. 특유의 패스 플레이도 힘을 받지 못했다. 수원이 공수 전환을 빠르게 하며 자리를 잘 지킨 덕에 중원까지 올라온 공을 다시 뒤로 돌리기 일쑤였다.

전반 중반 이후 가시마를 흐름을 되찾았다. 전반 21분에 나온 추격골이 신호탄이었다. 가시마 공격수 세르징요는 마르세유 턴으로 수원 수비를 완전히 벗기고 스즈키 유마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스즈키를 막던 장호익이 헤딩으로 걷어낸 다는 것이 그대로 골문으로 향하며 자책골이 됐다.

가시마는 공격을 주도했고, 수원은 적절한 파울로 역습을 차단했다. 경기는 점점 거칠어졌다. 구자룡, 데얀, 정승현, 사리치 등이 경고를 받았다. 전반 44분에는 가시마 골키퍼 권순태도 경고를 받았다. 권순태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골문으로 쇄도한 임상협과 충돌했다. 이후 권순태는 임상협에게 발길질을 한 뒤 박치기를 했다. 퇴장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 장면을 코 앞에서 본 주심은 옐로우카드만 꺼내 들었다.

후반 들어 가시마는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안자이 코기, 도이 쇼마, 니시 다이고 등 공격 자원을 투입했다. 수원도 임상협 대신 한의권을 투입하며 공격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후반 흐름은 가시마가 가져갔다. 가시마의 패스플레이가 살아나며 공격 진영에서 공을 잡는 시간이 늘어났다. 수원 공격을 풀어줘야 하는 사리치는 집중 견제를 받으며 고전했다.

수원은 주도권을 내준 뒤에도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종반으로 흐를수록 체력 문제를 드러내며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39분 오른쪽에서 침투하는 니시에게 크로스를 허용했고, 세르징요가 가볍게 밀어 넣으면 동점골을 만들었다. 수원은 지친 이기제 대신 양상민을 투입하며 수비를 보강했지만 다시 한 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추가시간 세르징요의 프리킥을 신화용 골키퍼가 펀칭한 것이 멀리 가지 않고 우치다에게 떨어졌다. 우치다의 슈팅은 구자룡을 맞고 굴절되며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2골을 넣고 잘 버티던 수원은 후반 막판 8분여 동안 2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막판에 승리를 놓친 것은 아쉽지만 원정에서 2골을 넣었다는 것은 수원에게 큰 위안거리다. ACL은 홈과 원정으로 오가며 1,2차전을 치른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것도 특징이다.

수원은 원정에서 2골을 넣었기 때문에 홈에서 1-0 승리만 거둬도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게다가 2차전에서는 선수 가용 폭도 넓어진다. 현재 부상에서 재활 중인 김은선, 조원희, 박기동 등이 나설 수 있다. 부상 전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선수들이라 수원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 대행도 “원정에서 귀중한 득점을 올린 것은 의미가 크다”라며 원정 2득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홈에서의 2차전은 반드시 승리해서 결승에 진출하도록 하겠다”라며 필승의 의지를 드러냈다. 두 팀의 2차전은 24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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