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천하의 바르셀로나가 위력을 잃었다. 리오넬 메시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자 민낯이 드러났다. 수비는 흔들렸고, 공격은 허둥거렸다.

지난 시즌 압도적인 성적으로 ‘스페인 라리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바르사는 2018/2019시즌 초반에도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예전의 위용이 사라졌다. 지난 시즌 38경기를 하며 단 한 번밖에 패하지 않았던 바르사가 벌써 패배를 당했다. 7경기 승점은 겨우 14점이다. 레알마드리드 등 경쟁팀이 함께 미끄러진 덕분에 겨우 선두를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바르사는 리그 시작과 함께 4연승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승격팀 우에스카를 상대로는 8골이나 퍼부으며 챔피언의 위용을 보여주기도 했다. 4연승 뒤로는 승리가 없다. 지로나와 2-2로 비긴 뒤 레가네스의 첫 승 제물이 됐고, 주말에는 아틀레빅빌바오와 겨우 비겼다.

바르사가 늘 승리하는 팀은 아니지만, 3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는 건 충격적인 결과다. 2016년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레알소시에다드, 헤라클레스, 레알마드리드를 상대로 3연속 무승부를 거둔 이후 2년만에 처음 나온 기록이다. 최근 3경기 기록이 바르사보다 안 좋은 팀은 1무 2패를 거둔 승격팀 우에스카 뿐이다.

빌바오를 상대로 바르사는 졸전을 펼쳤다. 홈에서 열린 경기인데도 먼저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후반 막판 겨우 동점을 만들었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에이스 메시를 벤치에 앉히고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메시가 빠진 바르사는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공격은 무뎠고, 중원은 서로 어긋났으며 수비는 허둥댔다. 후반 10분 메시가 교체 투입되고 나서야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발베르데 감독 체제에서 바르사는 메시 없인 안 되는 팀으로 전락하고 있다. 빌바오전에 메시가 없던 55분 동안 바르사가 때린 슈팅은 모두 9개다. 이중 유효슈팅은 4개에 불과했고, 모두 막혔다. 메시가 투입된 이후 바르사는 더 많은 슈팅을 가져갔다. 35분 동안 11개의 슈팅을 때렸고, 이 중 5개가 메시의 몫이었다. 무니르 엘하다디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한 선수도 메시였다.

바르사에는 메시 말고도 루이스 수아레스, 필리페 쿠티뉴, 이반 라키티치 등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기대를 밑돈다. 수아레스는 원체 저하된 경기력에 골 결정력까지 떨어지며 고전하고 있다.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줘야 할 라키티치는 월드컵 후유증인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수비도 문제다. 3경기 연속 실점하고 있다. 메시도 빌바오전이 끝난 후 “수비를 강화해야 한다”라며 쓴소리를 했을 정도다. 바르사의 주전 센터백은 사무엘 웜티티와 헤라르드 피케다. 웜티티는 무릎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발베르데 감독은 클레망 랑글레를 피케의 파트너로 투입하고 있으나 발이 느린 센터백 조합은 상대 공격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며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부진한 경기력을 만회하기 위해 선발 라인업을 바꿀 법도 한데 발베르데 감독은 변화에 인색하다. 아르투로 비달은 나올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치는데도 60분 이상 뛴 경기가 없고, 새로 영입된 아르투르, 말콤 등도 기회를 못 받고 있다. 토마스 페르말런도 벤치만 달구고 있다.

선수들도 매번 흔들리는 수비와 지나친 메시 의존도가 팀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바르사는 토트넘홋스퍼, 발렌시아, 세비야, 인테르밀란, 레알마드리드를 차례로 만난다.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팀들이다. 바르사의 부진이 길어지면 발베르데 감독의 입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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