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 아시안컵’에 참가할 대표팀의 토대는 지난 9월에 이미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거라는 방침을 거듭 확인해 줬다.

1일 벤투 감독이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벤투호 2기’ A매치 명단 25명을 발표했다. 한국은 12일 우루과이, 16일 파나마와 친선경기 2연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두 번째로 소집되는 명단이자, 지나치게 시간이 촉박했던 9월과 달리 벤투 감독과 코칭 스태프의 의중이 충분히 반영된 명단이다.

그러나 선수단에 큰 변화는 없었다. 지난 9월 소집 멤버 중 상당수가 과거 대표팀 멤버 및 대한축구협회가 추천한 선수들 사이에서 정해졌기 때문에, 한 달 넘게 K리그를 관찰한 뒤 10월 명단은 큰 폭으로 바뀔 거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 전망은 틀렸다. 벤투 감독은 9월 명단에서 4명을 제외하고 5명을 추가해 한 명 늘리는 선에서 선수 선발을 했다.

박지수, 박주호, 구자철, 이진현, 석현준이 대표팀에 새로 합류했다. 대부분 A대표나 청소년 대표 출신이다. K리그를 보고 뽑은 새 얼굴은 박지수 한 명뿐이다. 반면 손흥민, 기성용, 김영권, 조현우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고스란히 이름을 올렸다.

9월에 대표팀에 발탁한 선수들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보인 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에 승선한 김문환, 황인범, 황의조 모두 자리를 지켰다.

변화의 폭이 작은 이유에 대해, 벤투 감독은 “팀은 새로운 선수들에게 열려 있다. 그러나 토대는 유지해야 정체성을 만들 수 있다. 대표팀은 훈련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토대를 만들어야 새로운 선수를 또 뽑고 활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첫 2연전이었던 지난 9월의 코스타리카전, 칠레전을 바탕으로 대표팀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 두 경기는 어느 정도 만족스러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목표는 어디까지나 아시안컵이다. 벤투 감독은 가급적 합리적이고 절차에 맞는 선수 선발을 하고자 한다. “9월, 10월, 11월 A매치 6경기를 잘 관찰하고 당연히 그 중에서 아시안컵 명단을 뽑을 생각이다”라고 말함으로써 깜짝 발탁을 꺼린다는 걸 분명히 했다.

유망주를 선발하지 않은 것 역시 아시안컵에서 최상의 멤버를 구성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명단 발표를 앞두고 일각에서 이강인, 정우영 등 유망주들의 발탁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벤투 감독은 “그러나 우리는 1월에 열리는 중요한 대회를 고려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그 대회를 준비하는 게 맞다. 유망주를 관찰하는 것도 우리 역할이지만 이 25명보다 더 많은 숫자를 선발하기는 어렵다”며 아시안컵에 주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를 찾는 것이 지금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2연전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손흥민을 시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축구협회와 토트넘홋스퍼의 협약에 따라 11월 A매치 2연전, 내년 1월 아시안컵 초반 두 경기는 손흥민을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 활용법을 찾기 위해 10월 2연전 모두 손흥민을 중용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의 체력 부담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벤투 감독은 “아시안게임 직후에 열렸던 9월 평가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토트넘에서 두 경기를 더 뛰고 합류할 텐데, 소집 후 컨디션을 보고 팀과 선수에 모두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리겠다”며 가능한 한 경기에 투입할 거라는 뜻을 내비쳤다.

벤투 감독은 보수적인 편이다. 과단성이 떨어질 때도 있지만, 파격보다는 근거가 있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려는 경향이 강하다. 기자회견을 할 때도 꼭 필요한 말 외에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전술적 설명을 늘어놓거나 주관을 밝히는 경우는 드물다. 벤투는 팀을 뒤집어 엎기보다 차근차근 만들어가기로 했다.

 

10월 대한민국 A매치 선발 명단(총 25명)

골키퍼 : 김승규(빗셀고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조현우(대구FC)

수비수 : 김영권(광저우헝다), 정승현(가시마앤틀러스), 장현수(FC도쿄), 김민재, 이용(이상 전북현대), 박지수(경남FC), 김문환(부산아이파크), 홍철(수원삼성), 박주호(울산현대)

미드필더 : 황인범(대전시티즌), 기성용(뉴캐슬), 정우영(알사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알두하일), 이진현(포항스틸러스), 이승우(엘라스베로나)

공격수 : 이재성(홀슈타인킬), 손흥민(토트넘홋스퍼), 문선민(인천유나이티드), 황희찬(함부르크), 석현준(스타드랭스), 황의조(감바오사카)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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