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 대표팀은 기성용을 제외하면 누가 척추를 잡아줄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원하는 ‘토대’를 세우려면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이어지는 척추를 잡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국은 8일 국가대표 25명을 소집한다.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를 상대하고, 16일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파나마와 맞붙을 멤버다. 벤투 감독은 9, 10, 11월에 열리는 총 6차례의 평가전을 토대로 내년 1월 열릴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명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9월 경기에 대한 만족을 밝히며, 이를 토대로 한국의 전술과 선수단을 구성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구사한 4-2-3-1 포메이션, 원톱 중심의 전술, 높은 점유율과 주도권 싸움 등을 한국의 특징으로 만들어가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토대가 갖춰졌다는 벤투 감독의 선언과 달리 한국의 ‘1군’에는 여전히 채워야 할 곳이 많다. 특히 팀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골키퍼, 중앙 수비, 중앙 미드필더, 공격수의 척추 라인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이번 선수단은 일반적인 23명보다 두 명 많은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윙어, 풀백 등 측면 포지션은 2배수가 선발됐다. 이와 달리 중앙 수비수는 4명이 아닌 5명,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2명이 아닌 3명이 선발됐다. 모두 척추 라인을 이루는 포지션이다. 이 위치에 대한 벤투 감독의 고민을 짐작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9월 열린 코스타리카, 칠레와의 2연전에서 김승규와 김진현을 번갈아 기용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주전이었던 조현우는 가벼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였다. 누가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차지할지 더 지켜봐야 한다. 벤투 감독이 골키퍼에게 넓은 수비 범위와 차분한 빌드업을 계속 요구한다면, 골키퍼의 플레이스타일이 팀 전체의 전술 완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칠레전의 김진현은 상대 압박에 휘둘리다 여러 차례 패스 미스를 범한 바 있다.

중앙 수비 조합도 아직 미정이다. 월드컵 조합인 김영권, 장현수가 지난 9월에도 가동됐지만 경기 중 김민재가 교체 투입되기도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프로 경기를 통틀어 볼 때 김민재의 최근 경기력이 가장 좋은 편에 속하고, 잠재력 역시 김민재가 더 높다. 김민재를 포함시켜 새 조합을 짤 가능성이 있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 중앙 수비는 5명이다. 기존 멤버인 김영권, 장현수, 정승현, 김민재에 신예 박지수가 추가됐다. 이들 중 장현수를 미드필더로 전진시키는 방안, 스리백을 구사하는 방안 등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

중앙 미드필더 중 기성용의 자리는 아시안컵까지 일단 확실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 파트너를 찾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9월 A매치에서 정우영이 맡았던 역할이지만 당시 교체 투입된 황인범, 이번에 대표팀에 복귀한 구자철, 대표팀 데뷔전 기회를 잡은 이진현 등이 모두 후보군에 있다. 이와 맞물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도 남태희, 구자철, 황인범, 이진현, 이승우 등이 모두 경합하고 있다. 공격수로 분류돼 있는 이재성 역시 원래 미드필더에 가깝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아직 맞춰 볼 조합이 많이 남아 있다.

벤투식 전술에서는 최전방도 척추의 일부다. 감독에 따라서는 최전방 공격수에게 팀 플레이를 거의 요구하지 않고 득점에만 전념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벤투 감독은 공격수가 측면으로 빠지거나 2선과 협력해 팀 공격에 참가하길 원하는 편이다. 지난 9월 시험 받았던 황의조, 새로 선발된 석현준이 공격수로서 다양한 역량을 평가 받을 차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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