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파리의 밤은 네이마르로 시작해 네이마르로 끝났다. 월등한 기량으로 파리생제르맹(PSG)의 대승을 이끈 네이마르는 이제 유럽 무대에서 가장 성공한 브라질 공격수로 기록될 날도 머지 않았다.

PSG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데프랭스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C조 2차전에서 FK츠르베나즈베즈다를 6-1로 대파하고 첫 승을 신고했다. PSG는 네이마르를 시작으로 에딘손 카바니, 킬리앙 음밥페, 앙헬 디마리아가 연속골을 넣으면 즈베즈다를 초토화시켰다.

1차전에서 리버풀에 2-3으로 패했던 PSG는 상대가 C조 최약체 즈베즈다임에도 전력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PSG가 자랑하는 공격 4인방이 총 출동한 것은 물론, 아드리앙 라비오, 마르코 베라티, 치아구 시우바 등이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의 실력 차는 확연했다. 네이마르와 음밥페, 디마리아의 드리블에 즈베즈다 수비는 허둥댔다. 즈베즈다는 드리블이 뛰어난 선수가 공을 잡으면 2~3명씩 달라붙어 거칠게 수비했지만 PSG 선수들은 견제를 뚫을 만한 개인 기술과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PSG가 압도했던 것을 생각하면 첫 골을 비교적 늦게 나왔다. 첫 골의 주인공은 ‘파리의 왕’ 네이마르였다. 상대 페널티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네이마르는 수비수가 달려드는 것을 보고 영리하게 파울을 얻어냈다. 네이마르는 직접 키커로 나섰고, 그의 발을 떠난 공은 수비벽을 살짝 넘긴 뒤 골키퍼 오른쪽 구석으로 들어갔다.

선제골을 넣은 지 2분만에 추가골이 나왔다. 이번에도 네이마르였다. PSG가 즈베즈다의 스로인을 차단했고, 네이마르가 공을 잡아 전진했다. 네이마르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오른쪽에 있던 음밥페에게 공을 내줬다. 음밥페 역시 욕심을 부리지 않고 공을 다시 네이마르에게 돌려줬다. 네이마르는 왼발로 공을 차 넣으며 점수차를 벌렸다. 이후 카바니와 디마리아도 골 맛을 보며 PSG는 4골을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PSG가 UCL에 출전해 전반에만 4골차 우세를 점한 건 처음이었다.

네이마르와 음밥페의 호흡이 PSG의 공격을 이끌었다. 처진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네이마르와 오른쪽 윙어 음밥페는 수시로 공을 주고 받으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후반 25분 음밥페가 골을 넣을 때도 그 시작은 네이마르였다. 네이마르는 드리블로 즈베즈다 수비를 헤집고 로빙 침투패스를 넣었다. 이 패스가 후안 베르나트와 카바니를 거쳐 음밥페의 올 시즌 UCL 첫 골로 완성됐다.

경기의 마지막 골도 네이마르가 만들었다. 후반 36분 PSG는 상대 진영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이번에도 프리킥을 얻어낸 네이마르가 직접 키커로 나섰다. 직접 골문을 노리기엔 다소 먼거리였지만 네이마르가 강하게 찬 공은 수비벽을 가볍게 넘어 골대 앞에서 뚝 떨어졌다. 선방쇼를 펼치던 밀란 보르얀 골키퍼도 허탈한 웃음을 지을 정도로 날카로운 코스로 빨려 들어간 골이었다.

네이마르는 압도적이었다. 즈베즈다는 90분동안 슈팅 5개를 때렸는데, 네이마르는 혼자서 슈팅 9개를 기록했다. 이 중 7개가 유효슈팅, 3개가 득점이었다. 키패스 5회, 드리블 성공 7회 모두 양 팀 통틀어 최다였다.

네이마르는 해트트릭과 함께 2가지 기록도 세웠다. 네이마르가 넣은 3골 중 2골은 직접 프리킥 골이었다. UCL에서 한 경기에 프리킥으로만 2골을 넣은 선수가 9년 만에 탄생했다. 2009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취리히를 상대로 기록한 이후 처음 나온 기록이다.

역대 UCL 브라질 선수 최다 득점 공동 2위에서 공동 1위로 올라선 것이 네이마르에겐 더 큰 기쁨일 수 있다. 네이마르는 이 경기 전까지 UCL 통산 27골을 넣어 히바우두와 함께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있었다. 이날 3골을 넣으며 이제는 카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카카는 UCL 86경기에 출전해 30골을 넣었다. 네이마르는 49경기만에 30골 고지를 점령했다. 카카를 넘어서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다. 아직 26세에 불과한 네이마르의 나이를 생각하면 카카, 히바우두 등 브라질 레전드들과 그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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