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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 창과 창의 대결, 알고보니 킴미히 대 마르셀루였다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4.26 05:39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우주 대스타’들의 대결에서 골을 넣은 선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 ‘로베리’도 아니었다. 바이에른뮌헨과 레알마드리드의 풀백들이었다.

26일(한국시간) 독일의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원정팀 레알이 2-1 승리를 거뒀다.

UCL 득점 1위인 슈퍼스타 호날두는 레알 최전방에 고립됐다. 레알은 부담스런 바이에른 원정에서 패배를 면하기 위해 수비를 신경 쓴 4-1-4-1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원톱 호날두를 향한 좋은 패스는 많지 않았다. 호날두의 슛은 어이없게 골문을 빗나가기도 했고, 그나마 좋은 롱 패스가 날아왔을 때는 팔로 트래핑해 반칙을 저지르기도 했다.

전반적인 경기력은 바이에른이 더 나았으나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경기 초반에 아르연 로번이 부상 당해 티아구 알칸타라를 투입해야 했던 바이에른은 공격의 날카로움이 조금씩 부족했다. 마지막 패스가 약간 길거나 짧아 슛까지 가지 못하는 장면이 많았다. 리베리, 토마스 뮐러, 알칸타라 등의 슛이 아슬아슬하게 무산됐다.

공격진이 골을 넣지 못하는 경기에서 풀백들이 먼저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두 팀 모두 세계적인 풀백을 가졌다. 특히 레알은 풀백이 공격까지 주도하는 팀이다. 브라질 국적 마르셀루, 스페인 국적 다니 카르바할은 자기 포지션에서 세계 최고 공격력을 가진 풀백으로 꼽힌다. 지네딘 지단 감독은 빌드업부터 마지막 패스, 때론 마무리 슛까지 두 풀백에게 많이 의존해 왔다.

선제골을 넣은 선수는 독일 대표팀의 확고한 주전 라이트백 조슈아 킴미히였다. 전반 28분 킴미히가 멋진 삼각 패스로 측면 돌파에 성공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스루 패스를 받은 킴미히는 넓게 뚫린 레알의 수비진영을 질주했다. 모두가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릴 거라 예상한 순간, 킴미히의 기습적인 슛이 골망을 갈랐다. 허를 찔린 케일러 나바스 골키퍼는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공을 막지 못했다.

레알의 반격은 아예 두 풀백의 호흡으로 만들어졌다. 긴 롱 패스를 카르바할이 헤딩 크로스로 연결했다. 바이에른 문전으로 흘러가는 공을 마르셀루가 왼발 논스톱 슛으로 득점했다. 호날두가 수비수들의 시선을 끄는 사이, 어느새 문전까지 침투한 마르셀루의 뛰어난 마무리가 나왔다.

풀백들이 맹활약했다는 건 이 경기의 숭패가 측면에 달렸다는 걸 뜻했다. 레알은 변칙적으로 왼쪽을 맡고 있던 이스코를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빼고 전문 왼쪽 미드필더인 마르코 아센시오를 투입해 측면의 속도를 강화했다. 후반 12분, 레알의 오른쪽 미드필더 루카스 바스케스가 어시스트를 하고 왼쪽의 아센시오가 마무리한 골로 레알이 결승골을 넣었다. 심지어 이 장면에서 실수를 저지른 바이에른의 선수도 왼쪽 풀백 하피냐였다. 풀백들은 하이라이트마다 빠지는 법이 없었다.

킴미히와 마르셀루는 각 팀 공격의 핵심이기도 했다. 킴미히는 바이에른의 오른쪽, 마르셀루는 레알의 왼쪽 공격에서 존재감이 컸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킴미히는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패스 전개를 풀어주는 역할까지 겸했다. 마르셀루는 다른 경기에 비해 그리 돋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레알에서 비중이 큰 선수였다.

마르셀루는 이 골을 통해 이번 시즌 UCL에서 16강, 8강, 4강 모두 득점을 기록했다. 풀백으로서 진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마르셀루의 기존 최다 득점 기록은 2010/2011시즌의 2골이었다.  마르셀루는 UCL에서 호날두에 이은 팀내 득점 2위다. 골의 숫자와 순도 모두, 마르셀루가 팀의 공격 2옵션 역할을 하고 있다. 레알 공격은 BBC(호날두, 카림 벤제마, 가레스 베일)가 아니라 사실상 MC(마르셀루, 호날두)의 원투 펀치로 구성돼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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