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2017년 연말과 2018년 연초에 걸쳐 벌어졌던 겨울 이적시장이 끝났다. 뜨거웠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가 6천5백억 원 이상을 쓰며 이적시장을 주도했다. ‘풋볼리스트’는 이번 이적시장 특징과 경향 그리고 숨은 승자를 정리했다. 

 

2017/2018시즌 유럽 축구 겨울 이적시장을 주도한 건 빅클럽들이다. 특히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은 겨울 이적시작에서만 4억 1950만 파운드(약 6,362억 원)을 쓰며 쩐의 전쟁을 벌였다. 리버풀, 아스널, 맨체스터시티, 첼시 등이 이적시장 마감시한까지 분주하게 움직였다. 스페인에서는 리그 선두 바르셀로나가 일찌감치 필리페 쿠티뉴를 리버풀에서 영입하며 화제를 모았다.

거액을 쓴 빅클럽들에 가려지긴 했지만 각 리그 중하위권 팀들도 이적시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전력을 보강했다. 이적시장에서 큰 돈을 벌어들인 팀이 있는가 하면, 어려운 살림에 알짜들만 영입하고 전력 외 자원을 처분한 팀도 있다. 새 감독과 새 선수로 반등을 꾀하는 팀도 소개한다.

 

‘EPL 대표 거상’ 사우샘프턴, 올해도 어김없이 흑자

사우샘프턴은 EPL의 대표적인 셀링 클럽이다. 저렴한 가격에 알짜 선수들을 영입해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다른 팀에 판매한다. 2012/2013시즌 EPL로 승격한 이후로도 이적시장마다 주축들이 팀을 떠나고 있지만 항상 중위권을 지키며 잔류에 성공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사우샘프턴은 팀의 주축을 떠나 보냈다. 수비진을 책임지던 피르힐 판다이크를 리버풀로 보냈다. 판다이크의 이적료로 얻은 수익은 무려 7,500만 파운드(약 1,150억 원)다. 사우샘프턴이 2015년 셀틱에서 판다이크를 영입할 때 투자한 돈이 1,500만 파운드(약 230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익을 남겼다.

판다이크를 영입하며 얻은 수익은 투자로 이어졌다. 사우샘프턴은 현재 EPL 18위로 강등권에 처져있다. 최하위 웨스트브로미치앨비언과 함께 가장 많은 11번의 무승부를 기록 중이다. 무승부가 많다는 건 승부처에서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우리시오 페예그리노 사우샘프턴 감독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귀도 카리요를 AS모나코에서 데려오며 공격진을 보강했다. 카리요 영입에는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인 1,920만 파운드(약 296억 원)을 썼다. 페예그리노 감독과 카리요는 과거 아르헨티나의 에스투디안테스에서 2시즌을 함께 했다. 카리요 영입에 거액을 투자했음에도 사우샘프턴은 5,580만 파운드(약 860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임대 통한 알뜰 영입, 약점 보완한 인테르밀란

이탈리아 세리에A는 유럽 5대리그 중 겨울 이적시장에서 가장 적은 돈을 썼다. 20개팀의 지출을 다 합해도 2,000만 파운드(약 307억 원) 밖에 되지 않는다. 상위권 팀들은 전력 외 선수를 정리하는데 주력했고, 하위권 팀은 임대를 통해 선수단을 보강했다.

‘2017/2018 이탈리에 세리에A’ 4위에 올라있는 인테르밀란은 상위권 팀 중 선수단 변화가 가장 큰 팀 중 하나다. 인테르는 재정 때문에 적극적인 이적시장을 보내지는 못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도입한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지키기 위해 돈을 최대한 아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인테르는 어쩔 수 없이 큰 돈이 들지 않는 임대를 통해 약점을 메웠다. 선수층이 얇은 수비진은 리산드로 로페즈를 데려오며 보강했다. 인테르는 벤피카에 50만 유로(약 6억원)를 지불하고 리산드로를 이번 시즌 남은 기간 동안 임대로 영입했다. 당장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는 아니지만 로테이션 자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할 만한 영입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주전 경쟁에 밀린 하피냐 알칸타라로 중원도 보강했다. 인테르를 알짜배기 선수들을 데려오며 지출은 최소화하고 전력은 끌어 올렸다.

들어온 선수가 있는 만큼 팀을 떠난 선수도 있다. 높은 주급을 받으며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 선수들을 정리했다. ‘가비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큰 기대를 보았던 공격수 가브리엘 바르보사는 브라질리그 산투스로 임대를 보냈다.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을 달고도 기대에 못 미친 주앙 마리우는 웨스트햄으로, 벤치신세를 면치 못하던 나가토모 유토는 갈라타사라이로 임대를 떠났다. 이적설에 시달리던 마우로 이카르디, 이반 페리시치 등을 잔류시킨 것도 인테르에겐 소득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감독 입맛 맞게 골고루 영입한 세비야

스페인 라리가는 레알마드리드를 제외한 모든 팀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 얼굴을 영입했다. 가장 큰 관심을 끈 팀은 필리페 쿠티뉴와 예리 미나를 데려온 선두 바르셀로나지만 세비야도 전 포지션에 걸쳐 알찬 보강을 했다.

세비야는 겨울 이적시장을 앞두고 빈첸조 몬텔라 감독을 선임했다. 에두아르도 베리초 감독과 호기롭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공격수들은 침묵했고, 수비는 감독과의 불화, 부상 등으로 불안했다. 몬텔라 감독 부임 이후 에도 초반 2경기는 연패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그러나 몬텔라 감독은 전술 변화를 통해 반전을 일궜다.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4위권 진입 또는 최소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걸린 6위 사수를 원하는 세비야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공격, 미드필더, 수비를 고루 보강했다. 루이스 무리엘과 위삼 벤예데르가 제 몫을 못해주던 공격진에는 에버턴에서 밀려난 산드로 라미레스를 임대 영입했다. 산드로는 올 시즌 에버턴에서 부진하기 했지만 지난 시즌 말라가에서 뛰며 14골을 넣은 검증된 공격수다.

미겔 라윤과 로케 메사를 영입을 통해서는 수비를 보강했다. 세비야는 전문 풀백 가브리엘 메르카도를 센터백으로 배치하면서 라이트백을 볼 만한 선수가 없었다. 윙어인 헤수스 나바스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베테랑 라이트백인 라윤은 몬텔라 감독의 풀백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다. 수비형 미드필더 메사의 영입은 수비를 보강함과 동시에 에베르 바네가의 공격력을 더 배가시켜줄 만한 보강이다.

글= 김완주 기자

사진= 사우샘프턴, 인테르밀란, 세비야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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