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겨울 이적시장은 팀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스페인 라리가’의 많은 팀들도 새로운 선수를 데려와 선수단을 보강했다. 레알마드리드는 아니다.

31일 자정(현지시간) 스페인의 겨울 이적시장이 닫혔다. 2017/2018시즌 라리가 1위 FC바르셀로나부터 최하위 말라가CF까지 적게는 한 명에서 많게는 7명까지 선수를 영입했다. 레알은 라리가 20개팀 중 유일하게 아무도 영입하지 않았다. 다른 팀으로 방출한 선수도 없다.

레알은 이적시장에 큰 돈을 써서 선수를 영입하는 대표적인 구단이지만 전통적으로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지출을 아껴왔다. 지난 8년간 레알이 겨울에 데려온 선수는 2010년 맨체스터시티에서 임대 영입한 엠마누엘 아데바요르와 2012년 세비야에서 영입한 디에고 로페즈 뿐이다.

이번 시즌에는 겨울 투자에 인색하던 레알의 기조가 바뀔 것으로 예상됐다. 레알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두 바르셀로나와 승점 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진 것은 물론이고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발렌시아에도 밀려 리그 4위로 떨어졌다. 주전들의 부진과 부상이 맞물리며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이적 시장이 열리기 전 레알은 많은 선수들과 연결됐다. 케파 아리사발라가(아틀레틱빌바오), 알바로 오드리오솔라(레알소시에다드)처럼 라리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는 선수부터 마우로 이카르디(인터밀란), 해리 케인(토트넘홋스퍼) 등 다른 리그에서 뛰는 공격수들도 영입 물망에 올랐다.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는 “1월 이적시장에서는 누구도 영입하지 않겠다”라며 선을 그었다. 현재 선수단에 만족하고 있다며 레알의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잘하고 있는 부분을 유지하고, 부족한 부분을 발전시켜야 한다”라며 선수단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 영입은 없었지만 레알은 최근 리그 2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발렌시아와 경기에서 승리를 따낸 것이 중요했다. 발렌시아전에서 레알은 모처럼 속도감 있는 공격이 살아났다. 경기 초반부터 전방 압박을 강하게 시도하는 대신 후방에서 상대를 기다리며 역습을 노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페널티킥으로 넣은 첫 골도 빠른 역습으로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레알의 최대 장점이었던 호날두, 가레스 베일, 카림 벤제마 조합이 살아난 것도 레알이 후반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발렌시아전에서 280일 만에 선발로 호흡을 맞춘 공격수 3명은 득점을 합작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기 부진한 호날두는 두 경기 연속 멀티 골을 기록하며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전반기에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던 카세미루도 포백 수비를 보호하는 수비적인 역할에 집중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카세미루는 본래 수비에 특화된 선수지만 이번 시즌에는 공격에도 적극 가담했다. 공격 비중이 늘어난 탓에 수비에서는 소홀해질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공격에 가담했다가 흐름을 끊으며 역습을 내주는 장면도 많았다. 지단 감독은 다시 카세미루에게 수비에 집중할 것을 지시했고, 카세미루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발렌시아의 투톱을 견제했다.

최근 2경기에서 연승을 거뒀다고 해서 레알의 부활을 섣불리 예상할 수는 없다. 그러나 레알은 전반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지단 감독은 상승세를 이어나가며 겨울 이적시장에서 아무도 영입하지 않은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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