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완주 기자= 수원삼성의 새 얼굴들이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골 잔치를 벌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은 30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서 FLC탄호아에 5-1로 승리하며 본선에 진출했다. 수원이 승리를 이끈 건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새 얼굴들이었다. 경기 전날 “완벽하게 스며들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져질 것”이라고 했던건 서정원 감독의 엄살이었다.

서정원 감독은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예고한 대로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를 모두 선발 출전시켰다. 최전방에는 데얀이 섰고, 바그닝요가 밑에서 공격을 도왔다. 크리스토밤은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했다. 외국인 선수만이 아니었다. 윙어 임상협과 풀백 이기제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많은 눈이 때린 탓에 경기장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수원 구단과 수원시시설관리공단이 경기가 시작되기 전 제설작업을 펼쳤지만 경기가 시작하고도 눈이 계속 내린 탓에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양 팀 감독 모두 걱정한대로 추운 날씨 탓에 제대로 된 경기가 진행되지 않았다. 선수들은 자주 미끄러졌고, 실수를 연발했다. 수원은 경기 주도권을 잡았지만 쉽게 득점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어려웠던 경기 분위기를 수원 쪽으로 완전히 가져온 것은 이날 수원 유니폼을 데뷔전을 가진 공격 3인방이었다. 전반 43분, 데얀은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발등으로 가볍게 공을 오른쪽으로 돌려놨다. 임상협은 슬라이딩 태클로 이 공을 지켜낸 뒤 오른발 바깥쪽을 이용해 크로스를 올렸다. 페널티박스 안에서는 바그닝요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그닝요는 그라운드에 한번 튄 공을 가슴으로 잡아놓고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첫 골을 기록했다.

첫 골이 터지자 추가 골도 바로 나왔다. 이번에도 첫 득점을 만든 세 선수가 추가골을 합작했다. 이번에는 바그닝요에서 공격이 시작됐다. 바그닝요가 페널티박스 앞에서 뒤꿈치로 데얀에게 공을 내줬고, 데얀은 이 공을 오른쪽에 기다리고 있던 임상협에게 패스했다. 임상협이 넘어지며 때린 슈팅은 그래도 골대 하단 구석으로 들어갔다.

 

수원의 기세는 후반에도 이어졌다. 후반 3분 만에 바그닝요가 추가골을 넣었다. 바그닝요는 중앙으로 돌파해 수비 셋의 견제를 뚫고 임상협에게 공을 내줬다. 임상협은 터치라인 부근에서 다시 바그닝요에게 패스를 했고, 바그닝요는 넘어지며 슈팅을 때려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었다.

공격수들만 골을 신고한 것은 아니다. 전반부터 공격에 활발히 가담했던 이기제가 개인 능력으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이기제는 후반 11분 수비를 따돌리고 왼쪽 측면을 돌파해 곧장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건 데얀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여러 차례 기회를 잡고도 골운이 없었던 데얀은 후반 40분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공식 경기에서 데뷔골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바그닝요가 데얀의 골을 도왔다. 데얀은 오른쪽에서 바그닝요가 건낸 패스를 받아 득점으로 연결했다. 수원 서포터들은 지난 시즌까지 라이벌팀에서 뛰었던 데얀의 이름을 연호하며 득점을 축하했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크리스토밤과 후반 교체 투입된 신인 전세진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크리스토밤은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적인 공격 가담, 정확한 크로스로 승리를 도왔다. 프로 데뷔전을 치른 전세진도 활발한 움직이며 공격을 도왔다. 데얀, 염기훈 등 동료와 호흡도 좋았다.

수원은 후반 44분 수비수들이 미끄러지며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파페 오마르 파예에게 실점했다. 이미 승부가 수원 쪽으로 기운 다음에 나온 득점이었다. 신입생들이 5골을 합작한 수원은 탄호아를 꺾고 ACL 본선에 진출했다.

수원은 시드니FC(호주), 상하이선화(중국), 가시마앤틀러스(일본)와 함께 H조에 배정됐다. 수원은 2월 14일 호주 원정으로 ACL 본선을 시작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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