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완주 기자= 수원삼성은 시즌 첫 경기를 통해 다양한 공격패턴을 보여줬다. 조나탄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수원은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서 FLC탄호아(베트남)에 5-1로 승리하며 ACL 본선에 진출했다. 수원의 소득은 본선 진출만이 아니다. 수원이 왼쪽 뿐 아니라 모든 지역에서 원할하게 공격 전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017시즌이 끝난 뒤 수원의 가장 큰 고민은 조나탄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였다. 조나탄은 수원에서 일년 반 동안 뛰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시즌 수원이 넣은 63골 중 22골을 조나탄이 책임졌다. 부상으로 29경기 밖에 뛰지 못하고 낸 성과였다. 조나탄의 활약에 모두가 기뻐했지만 조타난이 침묵하는 날이면 공격이 원할하게 풀리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수원은 탄호아전을 통해 한 명의 에이스가 아닌 다양한 선수들이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선 공격수 바그닝요와 임상협, 최전방 공격수 데얀까지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데얀은 조나탄과는 다른 유형의 공격수다. 조나탄이 개인능력을 활용해 득점을 하는 선수라면 데얀은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동료와 연계를 통해 공격을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다. 데얀은 탄호아전에서도 동료들에게 패스를 내주고 공간을 만들어 주는 역할에 충실했다. 바그닝요의 첫 골도, 임상협의 두 번째골도 데얀의 패스가 시작이었다. 데얀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움직이며 상대 수비의 시선을 빼앗은 뒤 간결한 동작으로 동료에게 공을 전달해 기회를 만들어줬다.

 

득점 장면에서만 데얀의 연계 능력이 빛난 것은 아니다. 데얀은 경기 초반부터 염기훈, 바그닝요, 임상협, 최성근 등과 유기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임상협도 데얀에 대해 “경험이 많다 보니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에 능하다”라며 같이 경기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데얀의 능력을 믿고 90분을 모두 소화하게 했다. 데얀은 믿음에 보답하며 득점도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수원의 공격은 왼쪽에 집중돼있다. 염기훈, 홍철, 김민우 등 왼쪽 측면에서 리그 정상급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오른쪽 공격은 약했다. 서 감독도 지난 시즌 K리그가 끝난 후 “좌우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원은 2018시즌을 앞두고 오른쪽 윙어로 뛸 수 있는 임상협과 바그닝요를 영입했다. 임상협은 전반에, 바그닝요는 후반에 오른쪽 윙어로 뛰었다. 오른쪽 풀백 크리스토밤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도왔다. 왼쪽에 집중됐던 수원의 공격이 양쪽으로 분산되는 효과가 있었다. 서 감독도 “제주에서 연습경기를 치르고 나면 (염)기훈이가 체력이 남아돈다고 하더라”라며 오른쪽이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떠오른 것에 대해 기뻐했다.

수원의 공격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얼고 눈이 내린 경기장 상태 탓에 실수도 많이 나왔다. 탄호아의 수비가 약했던 것도 감안해야 한다. 서 감독도 “아직 많이 부족하고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라며 남해 전지훈련에서 더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수원이 이전과 달라진 공격 패턴을 준비했고, 어느 정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탄호아전은 의미 있는 경기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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