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완주 인턴기자= 수원삼성이 잦은 실수를 하며 제주유나이티드의 10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도왔다. 제주는 수원에 승리하며 수원에 약했던 징크스를 떨쳤다.

수원은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와 한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0라운드 경기에서 2-3으로 졌다. 수원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동점을 노렸지만 전반에 수비 실수로 내준 실점을 만회하지 못했다. 제주는 이날 승리로 선두 전북을 승점 3점차로 추격했다.

수원은 제주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최근 15경기동안 12번 이기면서 2번 밖에 패하지 않았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이 제주를 상대로 자신감이 있다. 하지만 자만심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제주에 코치로 부임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2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오늘은 징크스를 깨야 한다”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말했다.

팽팽할 것으로 예상된 경기는 전반 초반부터 수원 선수들이 실수를 연발하며 제주에게 유리하게 전개됐다. 경기를 시작하자 마자 수원 수비수들은 2번의 패스미스로 제주에 공격권을 넘겨줬다. 수원의 김민우는 “집중해”라고 소리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수원의 잦은 실수는 결국 제주에게 선제골을 내주는 빌미가 됐다. ‘베테랑’ 신화용 골키퍼의 실수라 더 뼈아팠다. 전반 9분 제주 알렉스가 수비진영에서 길게 찬 공이 골키퍼와 최종 수비 사이로 떨어져 바운드가 크게 튀었다. 신화용을 박스 밖으로 나와 헤딩으로 걷어내기를 시도했지만 공은 신화용 머리 위를 지나 그대로 골이 됐다. 알렉스의 82m짜리 장거리 골이었다.

진성욱의 추가골도 수비진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전반 14분 수원 수비수 매튜가 떨어진 공의 위치를 잘못 파악하며 제주에 공을 넘겨줬고, 이것이 진성욱 골로 이어졌다. 진성욱은 정운이 올린 크로스를 매튜와 곽광선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슈팅으로 연결해 골로 만들었다.

두 번째 실점 이후에도 수원의 실수는 계속 됐다. 고승범, 다미르 등이 패스미스로 제주에 공격권을 넘겨줬다. 제주는 간결한 패스로 공격을 빠르게 진행했다. 수원은 전반 44분 산토스가 염기훈의 개인 통산 98번째 도움을 받아 골을 넣으며 한 골차로 격차를 좁히고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수원은 수비 라인을 높이 올리고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제주도 뒤지지 않고 공격수들부터 공을 빼앗기 위해 달려들었다. 수원이 올린 수비라인은 제주에게 더 효과적이었다. 제주는 수비 진영에서 공을 빼앗아 빠른 역습으로 수원을 위협했다. 추가골도 제주의 몫이었다. 후반 5분 마그노가 수비를 등지고 내준 공이 윤빛가람에게 연결됐다. 공을 잡은 윤빛가람은 개인기로 수비 둘을 제치고 중거리슛을 때려 득점에 성공했다.

수원은 후반 27분 곽광선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처했지만 유주안과 김건희를 투입하며 추격을 노렸다. 하지만 수원의 공격은 후반 38분 이종성이 한 골을 만회하는 데서 끝났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우리의 간절함이 수원보다 컸다. 그 부분이 행운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제주는 이날 승리로 리그 10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조성환 감독은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오늘처럼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한다면 무패는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서정원 수원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초반 수비가 흔들린 게 패인이었다. 그 부분이 많이 아쉽다”며 “조성진과 김은선이 전역해 복귀하면 수비는 나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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