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김정용 기자= 신태용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은 대표팀 훈련을 두 번 진행한 뒤 의외의 데이터를 산출했다. 운동량이 너무 많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대표팀은 소집 사흘째인 23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간단한 실내 근력 훈련만 진행했다. 운동장 훈련도, 전술 미팅도 없었다. 실내 훈련은 부상 방지를 위한 약간의 보강 운동과 회복 훈련이었다. 소집한지 단 사흘 만에 사실상 휴식일이 주어졌다.

과학적인 정보 수집 절차에 따라 내린 결정이었다. 대표팀은 소집 후 21일 간단한 회복 훈련, 22일 첫 전술 훈련을 진행했다. 22일 훈련은 약 100분 동안 치열하게 벌어졌다. 신 감독은 훈련이 끝난 뒤 “열심히 따라와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선수들에게 했다고 밝혔다.

훈련에 몰두한 정도가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 선수들은 훈련 때 위치 추적기(GPS)를 찬다. 이동 거리, 전력질주 횟수 등 다양한 데이터가 수집됐다. 예상보다 운동량이 많았다. 더운 여름에 바쁜 프로 일정을 소화하고 온 선수들이기 때문에 계속 강도 높은 훈련을 한다면 부상 위험이 있었다. 신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휴식을 결정했다. 선수들과 간단한 미팅을 갖고 휴식을 하는 이유를 전달했다.

신 감독은 오후 6시경 기자들과 만나 “선수들의 의욕이 넘치고, K리그가 주중과 주말에 걸쳐 열렸다. 피곤함에도 신태용이란 새 대표팀 감독이 와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는지 긴장한 상태에서 운동한 것 같다. 그날 그날 훈련 데이터를 뽑아 보며 움직임과 피로도를 확인하는데 평소보다 훈련량이 높게 나왔다. 몸에 부하가 올 수 있다. 오늘은 부상 방지, 저하된 근력 보강을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태도에 만족한다고 했다. “이란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선수들 머릿속에 가득하다. 다들 나무랄데 없이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너무 긴장하면 역효과가 날 것 같기도 하다. 훈련 때는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그 외에는 프로페셔널하게 자율적으로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다.”

수비수 권경원도 “모든 선수들이 다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 자기가 가진 능력의 120%로 준비하고 있다. 훈련 하다 보면 거칠어질 수도 있다. 그건 서로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오늘 휴식도 기분 좋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광저우헝다 소속 수비수 김영권이 합류했다. 김영권은 22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상하이상강에 0-4 대패를 당했다. 신 감독은 김영권이 첫 인사를 하자마자 “4골 먹느라고 수고했다”며 아무렇지 않게 ‘독설’을 날리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헝다의 실점 하이라이트는 다 찾아봤지만 “축구가 그런 거지 뭐”라며 김영권의 상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소집 사흘째에 휴식을 주며 약간의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건 선수들의 습득력이 만족스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서 지도했던 U-23, U-20 대표팀에 비해 경험이 많고 능력이 출중한 만큼 감독의 요구를 빠르게 이해하고 수용한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내 이야기를 스펀지같이 흡수한다. 그런 면은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사진= 김완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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