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민재가 이탈리아 명문 라치오의 영입 대상으로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준비해야 하는 라치오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는 이글리 타레 라치오 단장이 김민재 영입을 노린다고 보도했다. 라치오는 센터백 보강을 위해 마라시 쿰불라(엘라스베로나)와 김민재를 모두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 쿰불라가 인테르밀란 이적에 근접하면서 라치오는 남은 목표인 김민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것이다.

라치오는 전방위적인 보강이 필요하다. 2019/2020 이탈리아세리에A에서 4위에 오르며 다음 시즌 UCL 진출권을 따냈다. 2015/2016시즌 이후 4년 만의 UCL 복귀다. 지난 번에는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고 유로파리그로 떨어진 바 있다. UCL 성적은 곧 수익과 직결된다. 재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라치오 입장에서는 현명한 이적시장이 필수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선수가 다비드 실바, 그리고 김민재다. 실바는 맨체스터시티를 떠나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34세 나이지만 여전히 강팀에서 활약할 자격이 충분하다. 라치오는 현재 멤버인 루카스 레이바, 과거 미로슬라프 클로제 등 다른 강팀에서 밀려난 선수를 현명하게 활용한 전례가 많다. 실바는 카타르 강호 알사드의 관심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한 번 UCL에 도전할지, 아니면 중동으로 향해 큰 수익을 노릴지 결정할 때다.

김민재의 경우 센터백 강화가 필요하다는 사정과 맞물려 있다. 라치오의 주전인 프란체스코 아체르비와 스테판 라두의 기량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다만 아체르비는 32세, ‘터줏대감’ 라두는 34세라 둘 다 세리에A와 UCL을 매 경기 병행하긴 힘들다. 스리백의 나머지 한 자리를 맡아 온 루이스 펠리페와 파트리치 역시 준수한 선수들이지만 양과 질 모두 보강이 필요한 상태다.

라치오는 비교적 얇은 선수단으로 2019/2020시즌을 보냈다. 또한 라두 외에도 노장이 많다. 왼쪽 윙백 세나드 룰리치(34세), 수비형 미드필더 루카스(33세)가 기량 감퇴를 겪고 있다. 이미 주축 미드필더였던 마르코 파롤로(35세)의 실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번 시즌 기대 이상의 경쟁력을 보여준 백업 공격수 펠리페 카이세도(32세) 역시 30대다.

수비수, 미드필더, 왼쪽 윙백, 공격수 등 다양한 포지션에 걸친 영입이 필수다. 김민재는 유럽 무대를 경험하지 않았다는 불안요소에도 불구하고 이적료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에서 좋은 영입대상일 수 있다. 다만 베이징궈안이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1,500만 유로(약 211억 원)를 모두 충족하는 건 라치오 사정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홋스퍼 등 다른 구단이 적극적으로 달려든다면 라치오는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라치오는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선수를 포함시키고, 임대 후 완전이적 형식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유명한 '짠돌이' 팀이다.

김민재 영입을 타진해 온 라치오와 인테르가 모두 스리백을 쓰는 팀이라는 건 흥미로운 대목이다. 김민재는 주로 포백에서 활약해 왔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스리백의 스위퍼 역할을 맡는 등 수비 전술을 가리지 않고 뛸 수 있는 선수다. 김민재의 넓은 커버 범위와 운동능력은 스리백을 쓰는 팀에도 잘 맞을 거라는 현지 스카우트들의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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