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제라드와 램파드 공존 문제’처럼 겹칠 일이 없다. 현재 잉글랜드를 이끄는 해리 케인과 라힘 스털링은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곧 전성기가 찾아올 거라는 희망에 부풀었다. 26일(한국시간) 몬테네그로의 포드고리차에 위치한 스타디온 포드 고리콤에서 ‘유로 2020’ 예선 A조 2차전을 가진 잉글랜드가 몬테네그로에 5-1 대승을 거뒀다. A조에서 2전 전승을 거둔 잉글랜드가 1위로 올라섰다.
잉글랜드는 지난 23일 1차전에서 체코를 5-0으로 꺾었다. 두 경기 연속 5골 이상 넣은 건 198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잉글랜드는 프리미어리그(EPL)라는 세계 최대 프로 리그를 보유한 팀이지만, 막상 EPL 출범 이후 대표팀은 ‘유로 1996’에서 4강에 진출한 것 외에 성과가 없었다. 심지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유로 2016' 16강 탈락을 맛보며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팀을 일으켜 세웠다.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진출에 이어 ‘2018/2019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UNL)’에서도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지난 20년을 통틀어 가장 강한 잉글랜드를 만들어냈다. 유로 예선도 순조롭게 시작했다.
1990년대부터 ‘스타는 많지만 성적은 못 내는’ 팀에 불과했던 잉글랜드가 최근 젊은 선수들을 다양하게 기용하며 실속 있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이번 대표팀 명단은 빅 클럽 소속 선수에 집착하지 않는 구성으로 이뤄져 있다. 몬테네그로전 선발 멤버 중 조던 픽포드와 마이클 킨이 에버턴, 해리 맥과이어가 레스터시티, 데클란 라이스는 웨스트햄 소속이다.
중심은 공격수인 케인과 스털링이 잡는다. 몬테네그로전에서 케인이 1골, 스털링이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대승에 힘을 실었다. 이들이 공격의 중심을 잡기 때문에 다양한 선수 기용이 가능하다. 이날 케인, 스털링과 함께 스리톱을 형성한 칼럼 허드슨-오도이는 소속팀 첼시에서 아직 로테이션 멤버에 불과한 유망주지만 대표팀 첫 도움을 기록할 수 있었다. 미드필더 중 공격적인 역할을 맡은 로스 바클리가 2골 1도움을 올렸다.
케인은 사우스게이트 감독 부임 이후 잉글랜드에서 20경기 17골을 기록하며 놀라운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스털링은 최근 4경기에서 6골 1도움을 올리며 새로운 중심으로 올라섰다.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으면 득점 생산력이 뚝 떨어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케인과의 조합이 한결 나아지며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게 됐다.
확실한 공격수와 윙어를 한 명씩 보유한 상태에서 다른 공격자원을 비교적 쉽게 조합할 수 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스털링이 케인과 투톱으로 배치됐으나 기대만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4-3-3 등 스리톱 계열 전술을 쓸 때 원톱 케인을 윙어 스털링이 받치면서 한결 나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케인과 스털링은 소속팀에서 철없는 이미지일 때도 있었지만, 각각 26세와 25세가 된 지금은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케인은 현재 주장이고, 스털링은 차기 주장감으로 꼽힌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몬테네그로전에 앞서 “우리 팀에서 주장 역할을 하는 선수가 서넛 있다. 그 중 스털링이 아주 많이 발전하고 있다”며 “주장이 숙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지금 차기 주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잠재력을 본다면 스털링은 충분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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