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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1st] ‘고급’ 3-5-2, 대구가 잘 나가는 이유
김정용 기자 | 승인 2019.03.13 01:13

[풋볼리스트=대구] 김정용 기자= 대구FC는 3-5-2 포메이션을 세련되게 구사할 줄 아는 팀이다.

12일 대구에 위치한 DGB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2차전을 가진 대구가 광저우헝다를 3-1로 꺾었다. 전반 24분과 43분 에드가의 연속골로 대구가 승기를 잡았다. 후반 8분 스타 공격수 탈리스카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후반 36분 김대원이 쐐기골을 넣으며 경기를 끝냈다.

대구는 이번 시즌 K리그1과 ACL을 오가며 3승 1무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북현대 원정에서 만만찮은 경기력으로 무승부를 거뒀고, 이후 연승행진을 달리는 중이다. 광저우전에서 보여준 모습과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대구의 전술을 정리했다.

 

스리백의 약점 ‘측면에서의 수적 열세’를 없앴다

대구는 조광래 사장이 취임한 뒤 줄곧 스리백 계열 전술로 K리그1 승격과 잔류를 달성해 왔다. 유망주 육성에 꾸준히 신경 쓴 결과 대구식 축구를 소화할 만한 기술과 에너지를 겸비한 선수를 여럿 육성했다. 이번 시즌 세징야와 에드가의 공격 호흡이 더욱 무르익으면서 공수 양면에서 모두 전력이 상승했다.

스리백의 고질적인 약점은 측면을 전담하는 선수가 한쪽 측면마다 윙백 한 명뿐이라는 것이다. 4-4-2, 4-3-3, 4-2-3-1 등 포백 계열 다양한 포메이션은 한쪽 측면에 풀백과 윙어 두 명을 배치할 수 있다. 풀백과 윙어가 속도를 붙여 동시에 달려들면, 스리백을 쓰는 팀의 윙백 한 명으로서는 돌파 또는 패스를 허용할 수밖에 없다.

3-5-2는 이런 약점에서 빠져나가기에 비교적 용이한 포메이션이고, 대구가 좋은 예다. 대구의 중앙 미드필더는 츠바사가 후방에 배치되고 그 앞을 김대원과 정승원이 돌아다니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둘 다 측면까지 커버할 수 있는 활동량과 돌파력을 겸비한 선수들이다.

대구의 왼쪽 윙백 황순민이 상대 측면 공격에 직면하면, 김대원이 왼쪽으로 달려나가 수비를 돕는다. 대구의 중앙 미드필더는 원래 3명이므로 김대원 한 명이 왼쪽에 가 버린 뒤에도 츠바사, 정승원이 중앙을 맡는데 문제가 없다. 반대쪽 역시 마찬가지다. 정승원이 측면으로 달려나가면 츠바사, 김대원이 중원을 구성한다.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한다. 선수들 사이의 커버플레이가 매우 유연하고 역동적으로 구현되기 때문이다. 대구 선수들은 물러나 지키기보다 달려들어 빼앗으려는 수비를 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김대원이 상대 윙어를 막으러 돌진했다가 실패한다면, 중앙에 공간이 비게 된다. 황순민은 원래 중앙에서 뛰던 선수다. 중앙으로 좁히며 뛰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이 경우 황순민이 아예 중앙 미드필더처럼 이동해 한동안 뛰고, 김대원이 측면에 가 있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현대축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는 공간은 중앙도 측면도 아닌 그 사이의 ‘하프 스페이스’다. 대구는 상대가 하프 스페이스로 진입해 공격을 시도할 때 대처가 빠르다. 가장 가까이 있는 미드필더와 윙백, 때론 가장 가까이 배치된 스토퍼까지 달려들어 3인 협공으로 상대 공격을 빠르게 저지한 뒤 곧장 속공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전진 수비에서 시작되는 빠른 역습

대구 스리백의 구성도 세계적인 트렌드에 잘 맞는다. 대구는 스리백의 중앙에 대인마크가 뛰어난 홍정운을 배치한다. 홍정운은 뒤로 물러나 구식 ‘스위퍼’로 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스리백 중 가장 전진하는 경우가 많다. 조 사장이 감독 시절 시도했던 ‘포어 리베로’의 더 개량된 버전이다. 홍정운이 앞으로 나가 상대 공격수를 밀착 마크하며 속공 속도를 늦추고 실수를 유발한다. 첼시가 스리백으로 승승장구하던 시절 다비드 루이스가 맡았던 역할과 비슷하다.

홍정운의 좌우에 배치된 선수들은 구식 스리백에서 ‘스토퍼’라고 불리며 상대 공격수를 대인마크하곤 했다. 광저우전의 김우석과 박병현은 측면으로 넓게 퍼지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가 측면에서 속공을 시도하려 하면, 스리백 중 한 명이 측면으로 나가서 윙백과 함께 협력 수비를 한다.

스리백은 포백보다 수비 숫자가 한 명 많기 때문에 모험적인 수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구 스리백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상대 공격을 한 발 앞서 저지한다. 모험적인 수비가 통하면 그 즉시 대구의 속공 기회다. 최근 스리백 기반으로 속공을 펼치는 팀들의 공통점은 뒤로 잔뜩 물러나 웅크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 공격수에게 돌진하며 수비한다는 것이다. 대구가 그렇게 한다.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선수들

스리백 계열 전술은 포백 계열 전술보다 더 유연한 플레이를 요구한다. 스리백 멤버들이 후방에 머물러 있는 건 구식 스리백이고, 좀 더 경기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스리백 중 누구든 앞으로 전진해 미드필드 플레이에 가담할 수 있어야 한다. 대구는 이런 유연한 플레이도 어느 정도 소화한다. 완성도 높은 스리백의 모습을 보여준다.

광저우를 상대로 수비에 치중하던 대구는 스리백 중 한 명이 공을 따낸 뒤 앞에 공간이 열리면 직접 드리블로 운반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줬다. 특히 김우석은 패스보다 드리블이 수월해보이는 상황이 되면 재빨리 중앙선까지 공을 운반한 뒤 간단한 볼 키핑 동작에 이어 패스를 전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반 27분 대구의 기습적인 전방 압박은 대구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와 조직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광저우의 골킥 상황에서 츠바사가 전진해 에드가, 세징야와 함께 전방 압박을 했다. 츠바사는 김대원, 정승원과 의사소통을 한 뒤 앞으로 올라가 포메이션을 3-4-1-2로 바꿨다. 광저우 빌드업의 핵심인 허차오를 츠바사가 잔뜩 접근해 견제하자 정청 골키퍼는 짧은 패스를 할 수 없었다. 결국 광저우의 실수를 유발한 대구가 곧바로 공격 기회까지 잡았다.

 

‘1인 3역’ 김대원이 있어 균형이 맞는다

그러나 수비 조직력만 좋아서는 대구 공격이 세징야, 에드가 위주로 단조로워질 위험이 있다. 이때 대구의 공격력을 증폭시키는 선수가 김대원이다. 김대원은 원래 역할인 중원 장악, 측면 장악 가담에 이어 속공 상황에서 세 번째 공격수 역할까지 한다. 1인 3역이다.

세징야와 에드가를 견제하던 상대 수비수들은 김대원이 빠르게 세징야 옆에서 질주하면 어느 쪽을 막아야 할지 혼란을 겪게 된다. 김대원은 전속력으로 질주하면서 순간적인 재치로 상대 수비에 균열을 내는 재치도 갖춘 선수다. 광저우를 상대로도 기습적인 롱 패스, 드리블하는 척하다 수비수 사이로 절묘하게 내주는 패스 전개, 공을 흘리고 들어가는 움직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여기에 더해 광저우 수비의 실수를 유발한 뒤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내는 손 동작으로 홈 어드밴티지를 극대화하기도 했다.

에드가는 중앙선까지 내려가 볼 키핑을 하며 동료에게 공을 건낼 능력이 있고, 세징야는 이 공을 받아 저돌적으로 몰고 갈 능력이 있다. 김대원은 상황에 따라 영리하게 보조를 맞춘다. 때로는 김대원보다 더 우직하게 돌파하는 정승원이 가세하거나 윙백까지 참여해 공격을 마무리한다. 대구는 속공을 지공으로 전환하기보다 어떻게든 슛을 날린 뒤 마무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전지훈련에서는 속공을 6초 안에 마무리하라는 지령도 있었다. 종종 세징야가 무리한 슛을 날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기 템포를 늦추느니 일단 공격을 마무리하겠다는 대구의 선택이 담긴 플레이다.

대구의 왼쪽은 윙백이면서 중앙도 커버할 수 있는 황순민, 미드필더이면서 공수 양면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김대원의 존재로 인해 두 명 이상의 파괴력을 발휘한다. 반면 오른쪽의 정승원과 김준엽의 조합은 그만큼 위협적이지 않았다. 대구는 앞으로 더 개선될 여지가 남은 팀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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