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대구] 김정용 기자= 대구FC는 벨기에 대표팀의 공격 방식을 참고해 에드가, 세징야, 김대원의 기량을 극대화시켰다.

12일 대구에 위치한 DGB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2차전을 가진 대구가 광저우헝다를 3-1로 꺾었다. 전반 24분과 43분 에드가의 연속골로 대구가 승기를 잡았다. 후반 8분 스타 공격수 탈리스카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후반 36분 김대원이 쐐기골을 넣으며 경기를 끝냈다.

시민구단 대구는 지난해 FA컵에서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고 올해 첫 ACL에 참가했다. 그러면서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었다. 함께 ACL에 참가한 도민구단 경남FC가 큰 폭으로 전력을 보강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초반 성적은 우려를 씻기 충분하다. 대구는 ACL에서 2전 전승으로 조 1위에 올랐고, K리그1에서 1승 1무를 거뒀다.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치른 두 경기 모두 승리했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광저우전 후 대구 공격에 벨기에 대표팀의 시스템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감독 시절 K리그의 대표적인 전술가였다. 대구의 경영자가 된 뒤에도 감독들의 전술 운용에 조언을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고, 지난 2017년부터 아예 기술고문을 자처했다.

조 대표가 대구 공격을 개선할 때 영감을 준 건 ‘2018 러시아월드컵’ 등 최근 A매치에서 두각을 나타낸 벨기에다. 벨기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저력을 인정 받은 팀이다. 당시 벨기에를 이끌던 감독은 조 대표와 성향이 비슷한 전술가 로베르토 마르티네스였다.

최전방 공격수 로멜로 루카쿠가 전방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측면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중앙으로 좁히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에 주목했다. 조 대표는 이 움직임을 부분적으로 대구에 접목하고자 했다. 에드가가 루카쿠처럼, 세징야가 케빈 더브라위너처럼, 김대원이 에덴 아자르처럼 움직이는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각 선수의 기량과 성향이 일치하진 않지만 벨기에의 전방을 책임지는 세 명이 유연하게 동선을 바꾼다는 점이 중요했다.

최전방의 에드가가 중앙에 머무르지 않고 측면으로 자주 빠진다는 점이 광저우를 혼란시킨 비결이었다. 광저우가 공격을 위해 풀백을 잔뜩 전진시켰다면, 대구는 속공으로 풀백이 비워 둔 측면을 노린다. 에드가가 측면에서 공을 받으면, 광저우 풀백이 미처 후퇴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센터백이 끌려 나가게 된다. 그러면 중앙 수비가 엷어지고, 세징야와 김대원이 상대의 흐트러진 수비진을 공략할 수 있다. 그러다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대각선 침투하는 에드가에게 슬쩍 스루 패스가 연결되면 바로 득점 기회가 된다. 광저우전에서 에드가의 두 골 모두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에드가의 연계 플레이, 세징야의 저돌적인 드리블과 킥, 김대원의 상환 판단 능력과 지능이 결합돼 대구 공격은 지난해보다 더 날카로워졌다. 광저우를 꺾은 뒤 에드가는 “상대가 누구든 우리가 원하는 경기 운영 스타일을 유지하며 감독 지시를 잘 이행할 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경기가 잘 돼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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