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황의조의 득점력이 있기 때문에 한국은 다른 팀들보다 우월해진다. 첫 경기에서 선제결승골을 넣은 황의조는 생애 첫 아시안컵에서 완벽한 시작을 알렸다.

7일 밤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위치한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가진 한국이 필리핀을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같은날 키르키스스탄을 2-1로 꺾은 중국에 이어 조 2위에 올랐다.

벤투 감독이 황의조를 최전방에 못박아둔 건 성공적이었다. 황의조는 윙어로 뛰는 것도 가능한 선수지만 벤투 감독은 황의조의 활동 반경을 의도적으로 좁혔다. 2선으로 나오지 말고 상대 골대 근처에서 최대한 머물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한국의 슈팅 14회 중 6회를 황의조 혼자 날렸다. 페널티 지역 안에서 시도한 슛만 따로 보면, 8회 중 6회가 황의조의 발에서 나왔다. 페널티 지역 안에서 황의조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황의조는 상대 센터백과 벌이는 정면 대결에서 번번이 승리했다. 벤투 감독처럼 공격수를 단조롭게 활용하면, 상대 센터백의 견제를 뿌리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필리핀이 파이브백을 쓰며 중앙 수비를 3명이나 배치했기 때문에 원톱인 황의조는 수비를 떨치기 더욱 어려웠다. 그러나 황의조는 터닝슛, 퍼스트 터치 후 빠른 타이밍에 날리는 슛 등 특기인 ‘투 터치’ 슛으로 센터백의 수비에서 계속 탈출했다. 골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중앙 공격은 개선이 필요하다. 구자철이 빠지고 이청용이 들어간 뒤 한국의 공격은 분명 매끄러워졌지만, 이청용 역시 황의조에게 직접 투입한 패스는 하나도 없었다. 구자철과 이청용이 시도한 패스 중 66회가 동료에게 전달됐지만 그중 황의조에게 간 건 하나도 없었다. 3선에서 황의조에게 직접 주는 패스, 측면에서 황의조에게 주는 패스 등 다른 방법으로 상대 골문을 많이 공략했다고는 하지만 포지션 상 바로 앞에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 사이에 콤비네이션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건 문제가 있다.

상대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 공간을 더 적절하게 활용해야 팀 득점력이 높아진다. 벤투 감독이 황의조를 최대한 전진시키는 이유 중 하나는, 그만큼 상대 센터백들이 후퇴하면서 벌어지는 미드피드와 수비 사이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 공간으로 한국 2선 자원들이 적절하게 침투해 공을 받으면 바로 상대를 위협할 수 있다. 구자철, 이재성 등 선발로 뛴 2선 자원들은 이 공간에서 자리를 잘 잡아놓고도 퍼스트 터치가 불안정해 곧 공을 빼앗기곤 했다. 이 문제는 이청용이 투입된 뒤 개선됐고, 결국 이 공간에서 득점 장면이 시작됐다. 황의조의 보이지 않는 공헌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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