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이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우승후보라고 해서 조별리그에 힘을 뺄 수 없는 분위기가 됐다. 한국보다 먼저 열린 경기 중 예상대로 흘러간 경기는 하나도 없었다.

6일(한국시간) 개막한 아시안컵에서 열린 4경기 모두 의외였다. 개최국 이점에도 불구하고 UAE(79위, 이하 FIFA랭킹)가 바레인(113위)과 1-1 무승부에 그쳤다. 호주(41위)는 요르단(109위)에 0-1로 패배했다. 시리아(74위)는 팔레스타인(99위)과 0-0 무승부를 거뒀다. 인도(97위)가 태국(118위)을 4-1로 꺾은 것이 유일하게 FIFA 랭킹대로 승패가 갈린 경우지만, 아시아 축구에서 두 팀의 위상과 걸어온 길을 비교해본다면 오히려 태국이 인도보다 훨씬 강팀으로 취급돼 왔다. 역시 이변이었다.

태국은 공격의 중심인 티라실 당다, 차나팁 송크라신 등 5명이 J리그로 진출해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이번 대회에 큰 기대를 걸었다. 특히 송크라신은 콘사도레삿포로의 4위 돌풍을 이끌면서 2018년 리그 최고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전원 국내파로 구성된 인도에 대패했다.

태국은 경기 직후 밀로반 라예바치 감독을 경질했다. 태국축구협회는 인도전 패배의 책임을 물었다. 솜요트 품판뭉 태국축구협회장은 “아시아 최대 축구 대회는 우리가 오랫동안 기다려 왔고, 축구협회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준 대회다. 이것보다는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한다. 인도전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태국의 모든 축구팬처럼 나 역시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노골적인 경질사유를 밝혔다. 태국은 초케타위 프롬라트 코치의 대행 체제로 10일 바레인전을 준비한다.

호주는 지난 대회 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선수단 23명 중 유럽파가 17명이나 됐다. 그러나 요르단을 상대로 창의성 부족, 파괴력 부족만 노출했다. 무의미한 점유율 속에서 공을 돌리다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신예 아웨르 마빌이 고군분투했으나 스피드를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자 점차 무기력해졌다.

전력차가 무의미한 초반 결과들이다. 한국 역시 7일 열리는 필리핀전에서 방심하거나 지나친 체력 안배를 했다가는 일격을 당할 수 있다. 강팀들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를 비교적 여유 있게 준비해 왔다. 이번 대회 참가팀이 24개로 확대되면서 와일드카드 방식이 도입됐다. 조 3위로 밀려도 성적에 따라 16강에 갈 수 있다. 그러나 호주처럼 첫 경기에서 패배를 당한다면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이 치솟는다. 그만큼 부담스런 대회 초반을 치르게 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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