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이탈리아 축구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합류한 세리에A, 이승우가 현재 소속된 세리에B 등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2018/2019시즌의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AC밀란은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에 묶여 마음대로 선수 영입을 할 수 없는 처지다. 3,500만 유로(약 447억 원)를 들여 영입한 루카스 파케타는 미드필드와 공격을 동시에 강화해줘야 한다. 궁극적으로 ‘제2의 카카’가 되어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지난해 말부터 밀란 이적설이 있던 파케타는 7일(한국시간) 브라질을 떠나 이탈리아의 밀라노에 도착했다. 아직 공식 입단식을 치르지 않았지만 밀란 측은 홈페이지 등 공식 채널을 통해 파케타 영입을 발표했다.

파케타는 밀란이 올겨울 영입할 수 있는 선수 중 가장 비싸고, 가장 전도유망하다. 밀란은 19라운드 현재 세리에A에서 5위로 떨어져 있다. 4위 라치오를 승점 1점차로 추격하며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다. 선수층이 얇고 경기력 문제가 자주 제기되는 밀란 사정을 감안하면 후반기에 부진이 찾아올 위험이 비교적 컸다. 상위권을 유지하려면 전력 보강이 필요했다.

이번 영입이 유독 기대를 모으는 건 16년 전 카카를 영입할 때와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카카, 2007년 알레산드리 파투, 2009년 티아구 시우바 등 밀란은 브라질에서 곧장 영입한 선수들을 스타로 키워내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브라질 지역 인재 발굴과 영입을 맡았던 스카우트가 지난해부터 단장을 맡은 레오나르두다. 브라질 대표팀 대선배이자 밀란 선배인 레오나르두의 정보망은 브라질 선수를 영입할 때 큰 효과를 발휘했다. ‘레오 단장 체제’가 선택한 첫 브라질 유망주 파케타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20세에 불과하지만, 파케타는 이미 성과를 낸 선수다. 처음 주전으로 뛴 2018년 플라멩구를 리우데자네이루 컵대회 우승으로 이끌었고, 지역 최고 선수 및 전국 베스트 일레븐으로 선정됐다. 브라질 대표팀에서 2경기를 소화했다.

주로 중앙 미드필더에서 뛰는 파케타는 밀란의 주요 포메이션인 4-3-3에서도 능숙하게 활약할 수 있다. 풀백, 윙어 등 다양한 선수들과 자리를 바꿔가며 팀의 자연스런 공격전개를 이끌어 내는 지능이 탁월하다. 상대 수비진 사이 빈틈으로 침투하는 플레이가 효과적이고, 공을 잡았을 때는 성공률 높은 드리블 돌파로 공격을 시작하는 능력도 있다. 지난 시즌 브라질 1부에서 32경기 10골을 기록하며 득점력까지 증명했다.

지난달 한때, 밀란은 5경기 2무 3패로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중앙 미드필더들의 줄부상이 큰 이유였다. 파케타는 밀란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포지션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다. 밀란의 기존 중앙 미드필더 프랑크 케시에, 티에무에 바카요코 등과 달리 지능적인 테크니션이라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유럽으로 처음 건너온 데다 20세에 불과하지만, 밀란은 파케타를 아껴둘 여유가 없다. 어느 정도 이탈리아에 적응하면 선발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파케타는 “내 꿈은 카카처럼 되는 것이다. 카카는 내 우상이었고, 밀란으로 이적하는 건 내 꿈이었다. 다만 나 자신을 카카와 비교하는 건 옳지 않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잘 해나가는데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밀란은 재정 규제 범위를 넘지 않는 선에서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더 보충할 계획이다. 사수올로 소속 미드필더 스테파노 센시를 노렸다가 이적료가 더 낮은 알프레드 던칸으로 목표를 바꿨다. 동시에 멀티 플레이어 파비오 보리니를 중국슈퍼리그의 선전루비로 이적시키려 했으나, 이적 논의가 답보 상태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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