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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전] 단체로 무거운 몸놀림, 컨디션 개선이 필수
김정용 기자 | 승인 2019.01.08 03:28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은 눈에 띄게 무거워진 몸놀림으로 아시안컵을 시작했다. 우승후보답게 점점 컨디션이 향상된다면 문제가 없지만,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실력 발휘를 할 수 없게 된다.

7일 밤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위치한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가진 한국이 필리핀을 1-0으로 꺾었다. 황의조가 후반 22분 선제결승골을 넣었다. 한국은 같은 날 키르키스스탄을 2-1로 꺾은 중국에 이어 조 2위에 올랐다.

한국은 압도적으로 오래 공을 다뤘지만, 까딱하면 실리를 챙기지 못할 뻔했다. 한국의 공 점유율은 이례적으로 높은 81.8%나 됐다. 패스 성공률은 90.4%와 55.2%로 큰 차이를 보였다. 상대 진영 패스 성공률은 86.3% 대 38.2%로 오히려 더 차이가 컸다. 여러모로 압도적인 경기였어야 하지만, 유효 슈팅 횟수는 5회 대 2회로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민첩성과 순발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발생한 문제였다. 특히 필리핀이 속공을 할 때 저지할 능력이 부족했다. 속공 저지에 큰 역할을 해야 하는 라이트백 이용과 레프트백 김진수 모두 측면에서 일대일 대결을 감당하지 못했다. 측면 수비를 도우러 간 미드필더 정우영도 마찬가지였다. 세 선수 모두 경고를 받았다. 여기에 미드필더 기성용까지, 센터백을 보호해야 할 선수 4명 모두 운동능력 측면에서 약점을 보였다. 필리핀의 속공에 한국이 여러 번 휘둘렸다.

공격할 때도 민첩성과 순발력의 저하는 효율을 떨어뜨렸다. 필리핀의 5-4-1 포메이션에서 스위퍼 알바로 실바와 수비형 미드필더 마누엘 오트, 욘-파트릭 스타우브의 사이 공간은 자주 벌어졌다. 한국의 2선에 있던 이재성, 구자철, 이청용(후반 교체투입)이 이 공간으로 시의적절하게 침투한 대목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이재성과 구자철은 공을 받을 때 퍼스트 터치가 불안정해 더 좋은 공격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역시 평소만큼 민첩한 동작이 나오지 않을 때 생기는 현상이다.

한국의 전반적인 신체 능력 저하는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신체능력이 올라올 시기를 토너먼트로 보고 체력훈련 프로그램을 운용하면 조별리그에서 완전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다만 좌우 수비의 운동능력 저하는 우려스럽다. 라이트백 이용은 33세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노장인데 ‘2018 러시아월드컵’부터 지금까지 휴식을 거의 취하지 못했다. 심지어 A매치에서도 붙박이에 가깝게 뛰어야 했다. 체력 저하가 누적된 상태라면 대회 중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 레프트백 김진수는 장기간 결장에서 돌아온 선수다. 컨디션이 좋을 때만큼 빠른 몸놀림으로 수비를 하지 못했다. 파우루 벤투 감독이 김진수를 극적으로 발탁하며 수비력을 이유로 들었으나, 이날 모습은 예상과 달랐다. 발목 부상에서 3일 복귀한 홍철 역시 훈련 시간이 다소 부족했기 때문에 현재 완벽한 레프트백은 없는 상황이다.

중앙 미드필더의 운동능력 부족 문제는 전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기성용, 정우영 모두 체격과 기술이 좋은 대신 기동력이 약점이다.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자 필리핀 속공을 막을 때나 공격에 가담할 때 모두 필요한 속도를 내지 못했다. 황인범, 주세종, 이재성 등 다른 미드필더를 중원 조합에 섞어주거나 포메이션을 바꾸는 해결책이 고려 대상이다. 다만 미드필드 조합은 경기 중 부상으로 빠져나간 기성용의 회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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