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월드컵은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선수들이 기량을 겨누는 무대다. 동시에 새로운 스타들의 등용문이기도 하다. 2010년에는 독일의 토마스 뮐러가, 2014년에는 프랑스의 폴 포그바가 그랬다. 이번 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젊은 선수들이 많다.

‘2018 러시아월드컵’이 프랑스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프랑스는 20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가슴에 두 번째 별을 달았다. 프랑스가 우승하기까지 킬리앙 음밥페, 벵자망 파바르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슈퍼스타들의 활약이 미비한 대신 유망주들이 두각을 나타낸 대회였다.

 

킬리앙 음밥페 l 프랑스 l FW l 1998년생

음밥페는 프랑스 대표팀의 막내로 이번 월드컵에 참가했다. 대회 전까지 신성으로 평가 받던 음밥페는 이번 대회를 거치며 세계 축구계를 이끌어갈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1998 프랑스월드컵’ 당시 잉글랜드 대표로 참가한 18세 소년 마이클 오언 이후 음밥페처럼 두각을 나타낸 10대는 없었다. 음밥페는 프랑스가 치른 7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조별리그 2차전 페루와 경기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넣었다. 토너먼트부터는 왜 자신이 어린 나이에도 프랑스 대표팀 공격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매 경기다.

하이라이트는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이었다. 음밥페의 스피드에 아르헨티나의 노련한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이날 음밥페는 직접 2골을 넣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10대 선수가 월드컵에서 멀티골을 넣은 건 축구 황제 펠레 이후 60년 만이었다.

결승에서도 음밥페는 멈추지 않았다. 펠레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서 골맛을 본 10대가 됐다. 23세 이하 선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베스트 영플레이어상은 당연히 음밥페의 차지였다. 지나친 시뮬레이션 액션과 벨기에전 막판에  보인 시간끌기 등 경기 태도에 대한 논란이 아쉬웠다.

 

벵자망 파바르 & 뤼카 에르난데스 l 프랑스 l DF l 1996년생

프랑스는 월드컵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다만 약점도 존재했다. 양쪽 풀백이 문제였다. 프랑스의 주전 풀백은 벵자망 멘디와 지브릴 시디베였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부상 탓에 제 컨디션으로 월드컵에 임하지 못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어쩔 수 없이 파바르와 에르난데스를 주전으로 기용했고, 이 선택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파바르는 전문 풀백이 아니다. 지난 시즌 슈튜트가르트에서는 센터백으로 뛰었다. 센터백이 제자리인 만큼 수비력이 돋보였다. 경기당 5회 이상의 걷어내기를 기록했고, 공을 다시 가져온 횟수도 4.9회에 달한다. 공격에서도 준수했다. 빠른 발을 이용해 공격에 가담해 크로스를 올리는가 하면, 치고 올라가 직접 슈팅을 때리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그림 같은 하프발리슛으로 골을 넣으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에르난데스도 반대편에서 파바르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에르난데스는 소속팀 아틀레티코마드리드에서의 활약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갔다.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대인방어로 파바르와 함께 찬사를 받았다. 도움 1개를 기록하며 공격적인 재능도 뽐냈다.

 

알렉산드르 골로빈 l 러시아 l MF l 1996년생

골로빈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의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러시아는 대회 전까지만 해도 역대 최약체 개최국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5-0으로 대파하며 평가를 뒤집었고, 그 중심에는 골로빈이 있었다.

골로빈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상대 수비진을 마음껏 헤집고 다녔다. 드리블이면 드리블, 패스면 패스,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을 넣으며 킥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장점은 어마어마한 활동량이다. 골로빈은 4경기에서 54.8km를 뛰었다. 경기당 13.7km의 엄청난 활동량으로 러시아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는 연장 포함 15km를 넘게 뛰고도 마지막까지 전력질주를 하며 탁월한 체력을 보여줬다.

월드컵에서 보인 활약 덕에 골로빈의 주가는 치솟고 있다. 당초 행선지로는 첼시가 유력한 듯 보였으나 최근에는 AS모나코가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루카스 토레이라 l 우루과이 l MF l 1996년생

토레이라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다. 5경기 304분을 소화한 게 전부다. 그러나 나왔을 때의 활약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168cm의 왜소한 체격에 중원 이곳저곳으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우루과이의 은골로 캉테'라는 별명을 붙였다.

우루과이는 조별리그에서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호세 히메네스와 디에고 고딘이 버티는 수비라인은 견고했지만, 공격과 허리의 힘은 예전만 못했다. 토레이라는 조별리그 3차전에 처음 선발 투입돼 맹활약을 펼쳤다. 3선에서 많이 뛰며 굳은 일을 도맡은 토레이라 덕에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 주변 동료들도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토레이라는 후방 플레이메이커에 가까운 유형이다 .월드컵에서는 많은 활동량과 정확한 태클로 수비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지만 패스와 기술도 좋은 선수다. 3선에서 최전방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는 데도 능하다. 월드컵을 통해 기량을 인정 받은 토레이라는 우루과이가 탈락하자마다 아스널로 이적했다.

이밖에 멕시코의 이르빙 로사노도 탁월한 스피드와 개인 기술로 가진 기량을 모두 보여줬다. 특히 독일을 상대로 보여준 역습과 득점은 하이라이트였다. 젊은 센터백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콜롬비아의 예리 미나와 우루과이의 호세 히메네스는 본업인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탁월한 위치선정과 헤딩 능력을 보여주며 기량을 뽐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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