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할 한국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 명단이 확정됐다. 대표팀은 스리백을 기반으로 우승 도전에 나선다.

16일 오전 김학범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선수 명단 20명을 확정 발표했다. 지난 달 인도네시아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선수들과 월드컵에 출전했던 해당 연령대 선수들에 손흥민, 황의조, 조현우가 와일드카드로 합류했다.

보통 대표팀 명단이 적인 종이에는 선수의 배번, 포지션, 소속팀 등 간단한 정보만 기재된다. 이번에는 달랐다. 김 감독은 선수 명단이 적힌 종이 뒷면에 3-5-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선수를 배치해 전달했다. 스리백이 기본 전술이 될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각급 대표팀이 스리백을 기반으로 국제 대회에 나선 경우는 드물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태용 감독이 변형 스리백을 계획한 적은 있지만 본선에서는 포백전술을 사용했다. 2000년대부터 한국 축구의 기존 수비 전술은 포백이었다. 김 감독도 "나는 포백을 더 잘 쓰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스리백을 기본으로 선택한 건 풀백 기근에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선수를 놓고 포메이션을 정했다"라며 “선수를 놓고 보니 최고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포메이션이 스리백”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마땅한 풀백이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다른 포지션은 간간히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풀백 포지션은 예외였다. 김 감독이 볼 때 우찬양, 이유현, 윤종규 등 유망주들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서영재 등이 인도네시아 전지훈련에서 마지막까지 점검을 받았지만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결국 코칭스태프는 전문 측면 수비수로 이시영만 선택하고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김문환과 김진야, 이진현을 선발했다. 김문환과 김진야는 소속팀에서 윙어와 풀백을 오가는 선수이고, 이진현은 중앙 미드필더와 윙어가 제 포지션이지만 성균관대 재학시절 윙백을 소화했던 경험이 있다.

스리백은 포백보다 센터백의 숫자가 더 많아 수비적인 포메이션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전술은 공격적인 스리백이다. 한 수 아래인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엉덩이를 뒤로 빼고 싸울 이유는 없다. 선발된 선수 면면도 공격적이다. 공격에만 다섯 명이 뽑혔고, 미드필더로 분류된 선수들도 공격성향이 강하다.

상대 역습에 대비하기 좋다는 것도 스리백을 택한 이유로 거론됐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대량 실점을 하며 패한 적은 거의 없다.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하다 상대 역습에 실점하며 패한 경우가 많았다. 코칭스태프가 가장 경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수비를 맡고 있는 이민성 코치는 “앞선에서 공격진들이 수비를 적극적으로 해주길 원한다”라며 “역습에 대비하면서 앞에서 프레싱을 가해 공을 뺏는 걸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과 황희찬, 황의조는 활동반경이 넓고 전방 압박에 탁월한 선수들이다. 앞에서 공격수들이 싸워주고, 황현수, 김민재 등 스피드 있는 선수들이 뒤를 지키는 게 기본 컨셉이다. 본래 미드필더인 김건웅도 인도네시아 전지훈련에서 스리백의 일원으로 나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3-5-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정하긴 했으나 상황에 따라 전술을 변경할 수도 있다. 일단 손흥민, 황희찬 등의 합류 시기에 따라 공격전술이 원톱이나 스리톱으로 바뀔 수 있다. 코칭 스태프의 머릿속에 포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대표팀은 31일부터 소집훈련을 시작한다. 김 감독은 명단 발표 막바지에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으로 생각된다.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팀을 하나로 만들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9일에는 이라크 U-23 대표팀과의 평가전이 예정돼 있다. 이 경기에서 U-23 대표팀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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