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호추 축구의 첫 황금기를 열었던 영웅들이 모두 퇴장한다. 마지막까지 사커루의 상징으로 뛰었던 팀 케이힐이 국가대표를 은퇴한다.

케이힐은 17일(한국시간) 개인 SNS 계정을 통해 국가대표팀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며 “나라를 대표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다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호주 대표로 뛰는 동안 응원해 준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호주 축구의 영웅과도 같던 케이힐의 대표팀 은퇴 선언에 호주축구협회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 호주의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도 감사를 전했다.

2004년 24세의 나이로 A매치에 데뷔한 케이힐은 올해까지 15년 동안 호주 대표로 뛰었다. 이 기간 동안 107경기에서 50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골키퍼 마크 슈왈쳐(109경기)의 최다 출장 기록에 2경기 모자랄 뿐이고, 득점 면에서는 압도적인 1위다.

케이힐은 호주 축구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늘 함께 했다. 2004년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네이션스컵 우승 당시에는 6골을 넣으며 활약했고, 2000년대 이후 호주가 출전한 모든 월드컵에 참가했다. 호주 역사상 월드컵 첫 득점자 역시 케이힐이다.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도 골을 넣으며 호주의 우승을 도왔다.

케이힐의 은퇴로 호주 축구의 첫 황금세대가 모두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1974년 이후 월드컵 출전 기록이 없던 호주는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32년만에 ‘2006 독일월드컵’에 나섰다. 당시 호주의 주축은 슈왈처 골키퍼를 비롯해, 해리 키웰, 마크 비두카, 존 알로이시, 마크 브레시아노, 루카스 닐 등 유럽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던 선수들이었다. 이들 황금세대는 호주를 16강에 올려놓으며 찬사를 받았다. 2006년부터 호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 소속을 옮긴 뒤에는 아시아 정상급 강호로 활약을 이어갔다.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는 황금세대의 활약이 이어졌다. 비두카는 없었지만 케이힐을 비롯한 브레시아노, 닐, 키웰 등이 대회에 나섰다. 이후 30대 중반에 들어선 호주의 영웅들은 하나 둘 은퇴를 선언했다. 이번 월드컵에는 38세 케이힐만이 남아있었다.

케이힐은 대표팀에서 은퇴하지만 현역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월드컵 시작 전 밀월과의 계약이 끝난 케이힐은 현재 새 팀을 알아보는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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