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완주 기자= 프랑스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권창훈(23, 디종FCO)은 한국에 있는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도 기쁘게 한다. 서 감독은 최전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옛 제자를 칭찬했다.

권창훈은 13일(한국시간)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르-모루아에서 열린 ‘2017/2018 프랑스 리그앙’ 37라운드 LOSC릴과의 경기에서 전반 11분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7일 갱강전 1골 1도움에 이은 2경기 연속골이자 2015년 수원 소속으로 넣은 10골을 넘어 새롭게 경신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이다.

이날 오후 수원과 대구FC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3라운드 경기에 앞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서 감독도 권창훈을 칭찬했다. 수원은 권창훈이 디종으로 떠나기 전까지 뛰었던 팀이고, 서 감독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직행한 그를 데뷔시킨 감독이다. “창훈이는 요즘도 가끔씩 톡이 온다”라며 운을 뗀 서 감독은 “요새 너무 잘한다. 창훈이에 비하면 난 새발의 피”라며 제자를 치켜세웠다. 서 감독은 1998년 RC스트라스부르에 진출해 프랑스리그를 먼저 경험했다.

권창훈 이야기에 표정이 밝아진 서 감독은 웃으며 칭찬을 늘어놨다. 그는 “창훈이는 정말 매력이 많은 선수”라며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스킬이 좋고 템포도 빠르다”라고 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순발력도 뛰어나고, 기술도 클라스가 있다”라며 “유럽에서도 놀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릴과 경기에서 공을 끝까지 따라가 골을 넣은 장면을 두고는 “그런 걸 보면 정말…”이라며 감탄했다.

서 감독의 말처럼 권창훈은 현지에서도 놀랄 만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권창훈은 팀 내에서 가장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다. 훌리오 타바레스와 함께 경기당 슈팅 횟수(2개에서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공격포인트는 11골 3도움으로 팀 내 최다다. 현지 팬들도 권창훈을 인정하고 있다. 시즌 중반 올리비에 달룰리오 감독이 그를 선발 출전시키지 않을 때에는 구단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오는 선발 라인업 게시물에 ‘왜 권창훈을 쓰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권창훈은 최근 프랑스프로축구선수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팀 미드필더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권창훈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참가가 확실시 되는 선수다.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은 권창훈을 측면 미드필더나 윙어로 기용한다. 그러나 최근 디종에서는 팀 사정상 센터포워드로 출전하고 있다. 센터포워드로 출전한 4경기에서 3골 1도움을 올렸을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4-4-2를 기본 포메이션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권창훈이 전방에서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투톱 중 한 명으로도 기용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서 감독도 “창훈이가 앞에서도 잘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 팀이 예전에는 4-1-4-1 포메이션을 썼는데 그때 창훈이가 중앙에 서면서 쉐도우 스트라이커처럼 뛰는 경우가 있었다. 그 당시 창훈이가 많이 성장했고 잘 했다. 그때 경험이 있어서 앞쪽도 잘 보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월드컵은 엔트리에 드는 선수의 숫자가 제한돼있다. 그만큼 멀티플레이어의 가치는 높아진다. 측면 날개뿐 아니라, 2선 중앙과 최전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권창훈의 활약은 신 감독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